“폴리텍대학, 예산 195억 더 타냈다”

폴리텍대학 2008년 추경예산 과다신청 내역

올 추경때 창원 등 6개 캠퍼스 공사비 과다계상
감리비도 부풀려…홍희덕의원 “철저한 조사 필요”

노동부 산하 직업훈련 학교법인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허병기)이 지난 추가경정예산에서 200억원 가까운 예산을 과다 신청해 배정받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폴리텍대학이 창원 등에 6개 캠퍼스를 앞당겨 개축하면서 조달청 공사비 기준과 기획재정부 예산지침을 따르지 않고 공사비를 과다 계상해 관급공사 기준액보다 195억원 많은 예산을 타냈다”고 밝혔다.

■ 공사비 174억원 부풀리기 노동부가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설명자료’를 보면, 폴리텍대학은 창원·인천·춘천·구미·광주·청주 등 6개 캠퍼스의 공사비(감리·설계비 제외)로 429억1797만원을 신청해 배정받았다.

폴리텍대학이 제시한 이들 캠퍼스의 ㎡ 당 건축비는 178만원이며, 토목·조경·철거 등 시설비를 합친 ㎡ 당 총 공사비는 각각 201만~232만원에 이른다. 이는 조달청 기준 ㎡당 대학 공사비 121만원보다 80만원 이상 많은 액수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라 정부기관이 예산 책정 때 반영해야 하는 ‘2008년 조달청 공사유형별 공사비’규정을 보면, 대학 등 교육연구시설을 지을 때는 ㎡당 121만원, 병원은 172만원, 연구소는 195만원을 쓰도록 돼 있다.

홍희덕 의원은 “조달청 기준에 따른 총 공사비는 254억7300만원인데, 폴리텍대학은 이보다 174억4497만원 초과한 예산을 신청해 배정받았다”며 “병원이나 연구소보다 호화로운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건설공사 감리요율 적용 폴리텍대학은 감리비도 편법적으로 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폴리텍대학은 기획재정부 예산지침과 달리 일반 건축물에 적용되는 1%대의 일반감리 요율 대신 도로·항만 등 건설공사에 적용되는 5% 대의 책임감리 요율을 적용했다. 이런 방법으로 일반감리 요율을 적용할 경우의 감리비 2억7458만원 보다 21억1487만원이 많은 23억8945만원을 신청해 배정받았다. 공사비와 감리비를 합해 모두 195억5984만원을 부풀린 셈이다.

폴리텍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일반 대학 기준으로 공사비를 받다보니, 예산이 부족해 공사가 차질을 빚었다”며 “각종 훈련장비로 인해 하중을 많이 받기 때문에 공사비를 기준보다 많이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예산이 기준보다 일부 과다 책정된 부분은 예산 집행 과정에서 면밀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희덕 의원은 “이번 예산 과다계상 건은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다”며 예산 신청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개 캠퍼스를 거느린 폴리텍대학은 2016년까지 차례로 지을 예정이던 6개 캠퍼스 공사비 469억원을 올초 한꺼번에 노동부에 신청했고, 노동부는 이 예산안을 수정 없이 올려 지난 4월 국회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남종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