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PD수첩 인터넷 게시판
MBC 〈PD수첩〉, 국적포기 119명 직업 추적공개 “소리없이 빠르다!” 병역기피 목적의 국적포기 의혹이 있는 이중국적자들 중 우리 사회 고위층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병역을 피하기 위한 국적포기자 부모의 신상공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MBC 〈PD수첩〉이 지난해 11월 국적법이 발의된 시점부터 국적을 포기한 고위층들의 명단을 입수해 방송한다. MBC 〈PD수첩〉은 24일 오후 11시5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고위층 자녀들의 부도덕한 국적포기 사례를 취재해 만든 ‘고위층 국적포기, 그들은 누구인가’(가제)를 1시간 동안 방송할 예정이다. 특히, 〈PD수첩〉은 국회에서 국적법 발의가 시작된 지난해 11월16일 이후 고위층들의 국적포기 자료를 입수해 보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PD수첩〉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고위층 국적 이탈자는 모두 119명으로 이 가운데 국·공립대 교수를 포함한 공무원 28명, 연세대·고려대 등 학계 인사 54명, 삼성·현대 등 경제계 24명, 금융계·법조계 등 전문직 10명 등이다. 교수를 제외한 전현직 공무원은 국책연구원을 포함해 5명이었고 국·공립대 교수는 서울대 5명, 부산대 4명, 강원대 2명, 전북대 2명 등이며 사립대는 연세대 5명, 국민대 4명. 홍익대 3명, 고려대 2명 등이었다. 재계에서는 LGㆍ현대ㆍ삼성ㆍ하이닉스ㆍ해태유업 등 대기업 관계자 24명이 포함됐고 전 한국은행 총재와 명문 사립대의 전 총장, 전 주미대사의 직계 손자도 국적을 이탈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17일 법무부 공개보다 왜 늘었나? 이 자료에는 공무원 등 고위층 국적포기자 숫자가 지난 17일 법무부가 홍준표 의원실을 통해 공개한 것보다 훨씬 많다. 법무부가 공개한 명단은 국적법이 국회를 통과된 뒤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받은 국적포기 신청자다. 이 기간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국적포기를 신청한 사람은 모두 824명으로 이 가운데 상사원 410명, 학계 인사 242명, 공무원 9명 등이었다. 반면, 이번에 〈PD수첩〉이 입수한 자료는 홍준표 의원실에서 새 국적법 발의를 논의한 지난해 11월16일부터 현재까지 국적포기 신청자가 대상이다. 이는 새 국적법이 통과된 뒤 일반인들이 앞다퉈 국적포기를 신청한 것과 달리 고위층들은 입법 정보를 미리 입수하거나 일찌감치 알고 여론이 들끓기 전에 선수를 친 것으로 풀이된다. 〈PD수첩〉 최승호 책임프로듀서는 “법무부가 17일 공개한 것과 분명히 다른 자료”라며 “고위층들이 많이 포함된 것은 입법 정보를 미리 입수해 사회적 비난 여론이 일기 전에 국적포기를 마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실 나경범 보좌관도 “(〈PD수첩〉자료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며 “일반인들은 우리가 국적법 개정안을 발의한 지난 11월16일께는 법 개정에 관심도 없었다. 고위층들이 미리 준비해 손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PD수첩〉의 취재로 고위층의 국적포기 사례가 추가로 알려지자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고위층 국적포기 사례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나 보좌관은 “법무부가 처음부터 고위층들의 국적포기 자료를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의심을 사고 있다”며 “헌법과 법 질서를 수호할 집행기관으로서 법무부가 불법적인 병역기피를 돕거나 은폐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면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PD수첩〉 게시판, “왜, 아버지 신상공개하나” 〈PD수첩〉이 고위층 국적포기자 실태를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PD수첩〉 게시판에는 방송 시작전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군대가기 싫어서 국적을 포기했다는 ‘구아무개’라는 누리꾼은 “저 멀리 서해안에서 북한 놈들과 싸웠다 죽어도 돈 몇푼 주고 외면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군대이고 또 정부”라며 “정말로 군대가고 싶어 가는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구씨는 “화요일에 브라운관에 저희 아버지의 대학이 거론되고 국적 포기자들의 명단이 공개 된다는 것에 대해 무척 괘씸하게 생각한다”며 “과연 어디까지 언론의 무자비한 만행이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장될 것 같느냐”고 따졌다. 구씨는 “나는 군대를 가지않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그 기회를 잡았을 뿐”이라며 “내가 택한 일인데 국적포기자 아버지의 직업 리스트를 공개하겠다는 것은 국적포기의 죄를 내가 아닌 우리 아버지에게 묻는 것”이라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성우’는 “앞으로 무능한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닌 위대한 미합중국의 국민으로 살아가시길 바란다”며 “국민이 없으면 국가는 그 의미를 가질 수 없듯이 국가가 없으면 국민 또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쳐달라”고 조롱했다. 최승호 책임프로듀서는 “이번 방송의 목적이 국적포기자 아버지를 공개하거나 실명을 밝혀 개개인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지도층들의 도덕 불감증을 문제삼겠다는 것”이라며 “본인 입장에서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군대가기 싫어서 국적을 포기한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대학가, 제2의 “국적포기 교수 퇴진”일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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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PD수첩〉의 국적이탈 자료공개에서 유력 대학의 교수들이 다수 포함됨에 따라 해당대학 학생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홍준표 의원이 공개한 국적이탈 자료에서 국립대학 교수 5명의 성이 공개돼 학생들이 색출작업과 퇴진운동을 벌이는 등 논란이 일었다. 〈PD수첩〉이 국적포기 교수가 있다고 지적한 서울대, 부산대, 강원대, 전북대 등 국립대학과 연세대, 고려대 등의 학교 홈페이지와 총학생회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학생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전북대 게시판에는 “전북대 교수가 2명이나 되나? 누군지 신원을 밝혀라”거나 “당신들 때문에 누가 전북대 나왔냐고 물어볼까 두렵다. 당신들은 스승이 아니다”는 비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전북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아직 총학생회 차원에서 논의된 것은 없으나 게시판에는 국적이탈 교수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도 “게시판 등에서 국적포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언론보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입장을 내기 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필요가 있으면 총학생회 차원에서 입장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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