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부인사 발탁에 충격
주요 간부들 대부분 출근
주요 간부들 대부분 출근
신임 국세청장에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내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21일 오후 국세청은 충격에 휩싸였다. 휴일인데도 오후 들어 주요 간부들이 속속 청사로 나와 사태 추이를 파악하느라 어수선했다.
무엇보다 국세 행정과는 아무 인연이 없던 학자 출신 인사의 발탁 소식에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국세청 한 국장급 인사는 “인사라는 게 워낙 막판까지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백 위원장의 이름은 그간 단 한 차례도 거론된 적이 없었다”며 “주변에서 그 누구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라는 반응이 공통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장급 관계자도 “그간 청장 인사를 여러 차례 겪어봤지만, 이번 경우처럼 의외인 적은 없었다”며 “국세청 특유의 조직문화와 자칫 갈등을 빚지는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사가 대대적인 국세청 개혁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한상률 전 청장이 ‘그림 로비’와 인사 청탁 골프 회동 파문으로 중도 낙마한 것을 비롯해, 전임인 이주성·전군표 청장이 모두 비리 혐의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한 터라 국세청 개혁에 대한 외부의 공감대는 널리 퍼져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개월 동안 청장 대행을 맡았던 허병익 차장을 승진 발령을 내는 대신 외부 인사를 전격 발탁한 것을 두고, 국세청 주변에선 정부가 조만간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청 축소를 비롯해 조사청 신설 등 청와대 주변에서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는 국세청 조직 개편 시나리오는 하나같이 조직 내부에 파장을 일으킬 대형 이슈들이다. 당장 처음으로 ‘기수’와는 무관한 외부인사를 청장으로 맞은만큼, 차장 이하 고위직들의 후속 인사도 관심거리다.
한 과장급 인사는 “서둘러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국세청이 다시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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