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털은 생각보다 까칠까칠”
인천 혜광학교 시각장애 학생들
느낌만으로 나만의 코끼리 창작
느낌만으로 나만의 코끼리 창작
“예상보다 피부가 뻣뻣해요. 털도 까칠까칠 하구요.”
25일 오후 3시 광주시 북구 우치동물원 코끼리사. 인천 혜광학교의 시각장애인 학생 30명이 난생 처음으로 코끼리를 만나고 있었다. 일부는 놀라움으로 탄성을 지르고 일부는 두려움으로 눈물을 흘리는 등 반응은 다채로웠다. 이들은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우리들의 눈’이 펼치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먼길을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날 코끼리를 체험한 이들은 학교로 돌아가 한 달 동안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코끼리를 자유롭게 표현할 예정이다.
박소영(15·중3)양은 “코가 길고 몸집이 산만하지만 온순한 것같다”며 “코끼리는 갈색이라 들었지만 바느질로 알록달록한 솜인형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창작품은 오는 9월4~17일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축전 때 인천종합예술회관에서 전시된다. 서양화가 엄정순씨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시각장애인 만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자기가 아는 것만 고집하는 편협한 시각을 풍자하는 우화”라며 “창작물을 통해 시각장애 학생들이 가진 놀라운 예술성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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