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소리와 함께 2층 객실서 발화…경찰 방화여부 조사
26일 아침 7시50분께 부산 중구 남포동 5가의 3층 목조 슬레이트 건물 ㅎ여인숙에서 불이나 김성갑(64)씨 등 투숙객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불은 2~3층의 여인숙 객실을 모두 태워 1천여만원(소방서 추정)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날 사망자들의 주검은 2층에서 4명, 3층에서 1명 등 모두 각자 투숙하던 방에서 얼굴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훼손이 심한 상태로 발견됐으며, 불길이나 연기를 피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한 흔적은 없었다고 현장조사를 맡았던 소방대원이 전했다. 투숙객 가운데 박아무개(38)씨는 불을 피하기 위해 3층에서 뛰어내렸다가 다리에 골절상 등을 입고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불을 처음 발견한 투숙객 김아무개(50)씨는 “2층 세면장에서 씻고 나오다가 1호실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1층에 있는 주인에게 알렸다”며 “다시 2층에 올라갔을 때엔 갑자기 불길이 커져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여인숙 주인 여아무개(61·여)씨는 “2층에서 ‘펑’하는 소리가 나서 올라가 보니 객실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이미 복도로 번졌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소방차와 구급차 등 34대의 장비와 106명의 인력을 현장에 출동시켰으나 건물 내부 복도가 좁고 3층 바닥 일부가 무너진데다 불길마저 거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시 소방본부는 “내부가 목조 쪽방구조로 돼 있는 낡은 건물이라 불길이 급격히 번졌고, 장기투숙하던 노숙자들이 만취상태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사망자 △김성갑(64) △김한수(60) △김종달(50) △정재철(45) △신원 미상의 60대 남성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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