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고 장자연씨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씨가 3일 오후 일본에서 국내로 송환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경기 분당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성남/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소속사 전 대표 영장청구
유력인사들 보강수사 방침
유력인사들 보강수사 방침
탤런트 고 장자연(29)씨에게 성 상납과 술시중 강요 등의 혐의를 받아온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40)씨가 3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로써 중간수사결과 발표 뒤 중단됐던 장씨 자살 사건의 배경을 캐는 경찰수사가 70일 만에 다시 시작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25분 일본 나리타공항의 대한항공 케이이(KE) 706편 기내에서 일본 경찰로부터 김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인천공항을 거쳐 수사본부가 있는 경기도 분당경찰서로 그를 압송했다. 이날 오전 11시24분께 인천공항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검은색 벙거지를 깊숙이 쓰고 선글라스와 마스크까지 쓴 차림이었다. 그는 심경이나 각종 접대를 장씨에게 강요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이어 경찰과 경비보안요원들에 둘러싸여 황급히 공항을 빠져나와 경찰차에 태워져 오후 1시7분께 분당경찰서로 이송됐다. 이곳에서도 기다리던 기자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김씨를 상대로 강요, 협박, 폭행, 업무상횡령, 강제추행 등 5개 혐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특히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나온 유력 인사들과의 술자리나 잠자리를 강요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는 문건에 나온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4월24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강요죄 공범 혐의로 드라마 감독과 금융인, 기획사 대표 등 5명을 입건 후 참고인 중지하고 4명에 대해서는 내사 중지를 했다. 김씨 체포 때까지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일시 중지한 것이다. 당시 이들 9명 대부분은 술자리 동석은 인정했지만 접대 강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경찰은 검거 48시간 이내인 5일 오전 9시25분까지는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씨의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로 사건을 넘겨야 하는 기한인 13일까지 강요죄 공범과 강제추행 등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렸던 16명의 혐의에 대해서도 보강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14만여건의 통화기록, 은행계좌 및 신용카드 사용 명세 955건, 참고인 118명 조사 등 방대한 수사자료를 확보한 상태여서 김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 자살 이전에 이미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은 김씨는 지난해 12월2일 일본으로 도피했다. 장씨 자살 이후에는 인터폴의 적색수배까지 받았지만 도피 생활을 계속하던 그는 지난달 24일 일본 경찰에 붙잡혔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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