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49재] 미리 보는 안장식
정토원서 49재 치른뒤 봉화마을 장지로
화포천 모래 덮고 그 위엔 ‘아주 작은 비석’
참여정부 기록 등 담긴 DVD 함께 묻기로
정토원서 49재 치른뒤 봉화마을 장지로
화포천 모래 덮고 그 위엔 ‘아주 작은 비석’
참여정부 기록 등 담긴 DVD 함께 묻기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와 유골 안장식은 10일 아침 9시 고인의 유골이 안치돼 있는 경남 김해시 봉화산 정토원에서 시작된다. 특히 49재는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부부 등 유족과 한명숙·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참여정부 인사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1시10분까지 2시간10분 동안 진행된다. 같은 시각 해인사도 49재를 열고,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법문을 한다.
49재가 끝나면 고인의 유골을 법당에서 운구차량으로 옮기는 이운식이 20분 동안 열린다. 고인의 유골은 9일 밤 건호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폭 30㎝ 크기의 공 모양 백자합에 미리 담겼다. 49재와 이운식은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이 이끌게 된다. 아들 건호씨는 선친의 유골합을 나무상자에 넣어 가슴에 안고 11시30분 정토원을 떠난다. 고인의 유골을 실은 운구차량은 봉화산 뒤쪽 길로 내려와 봉하마을 진입로에서부터 양쪽으로 늘어선 조문객들 사이를 천천히 통과해 마을 끝집인 고인의 사저 앞에 멈춘다. 건호씨는 유골합을 안고 운구차량에서 내려 국군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사저에서 150m 정도 떨어진 봉화산 아래 장지로 걸어서 들어선다. 장지 앞에 마련된 안장식장에서는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각 당 대표, 시민사회원로 등 160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고인의 유골을 머리 숙여 맞는다.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씨,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부림사건 구속자 윤연희씨, 원진레이온 노조 대표 한창길씨, 재중동포 김순애씨, 제주 4·3유족회장 홍성수씨 등 고인이 생전에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시민 14명도 함께한다.
고인의 유골합이 재단에 올려지면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 의식이 열리고, 유족과 각계 대표들이 헌화와 분향을 한다. 분향이 끝나면 고인의 일대기와 서거 이후 추모객들의 슬퍼하는 모습을 담은 6분짜리 영상물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사전행사가 끝나면 건호씨가 선친의 유골을 담은 백자합을 연꽃 모양 석합에 넣는다. 연꽃 석합은 폭 50㎝, 높이 80㎝ 크기로, 부인 권양숙씨의 사후까지 대비해 2개가 만들어져, 황포오석으로 만든 관에 미리 담겨 있다. 백자합이 연꽃 석합에 들어가면 유족들이 모래로 관을 채운다. 이 모래는 봉하마을 인근 화포천에서 가져온 것이다. 모래가 채워지면 그 위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병완 전 비서실장이 무덤의 주인을 나타내는 백자지석과 부장품을 놓는다. 부장품은 추모동영상 모음집, 참여정부 5년의 기록 등 두 종류 8장의 디브이디(DVD)가 전부이다.
석관이 채워지면 뚜껑을 닫고, 그 위를 국군의장대가 태극기로 덮는다. 관뚜껑에는 ‘대한민국 제십육대 대통령 노무현 1946-2009’라고 새겨져 있다. 오후 1시30분 국군조총대가 21발의 조총을 발사하고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면 안장식은 끝난다.
충남 부여에서 가져온 너럭바위 형태의 자연석 비석은 안장식이 끝난 직후 기중기를 이용해 설치된다. 가로 2m, 세로 2.5m로 봉분 구실까지 하지만,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높이는 40㎝로 나지막하다. 김해/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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