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9일 저녁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입구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49재 추모예술제 ‘부활하는 푸른 님이여’에서 추모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김해/신소영 기자 vaitor@hani.co.kr
[노 전 대통령 49재] 9일 마을광장선 추모예술제 열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과 봉화산 정토원은 9일 장맛비가 점차 굵어지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행사 준비 차량과 관계자, 자원봉사자들로 하루종일 북적였다. 또 조문객들은 추모예술제를 보며 살아생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날 오후 5시 봉하마을 광장에서 열린 ‘49재 전야 추모예술제’는 100여명의 뜻있는 예술인들이 갹출을 해 마련했다. 주최 쪽은 유명 가수를 초청하거나 대규모로 열기보다는 시낭송과 넋풀이, 진혼곡 등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춤 위주로 공연을 이어갔다. 10여명의 시인이 직접 지은 추모시를 낭송할 때마다 광장의 조문객들은 눈물을 훔쳤다. 경남 어린이예술단 ‘아름나라’의 어린이 40여명이 노란 상의를 입고 <노무현 사랑해요> 등 2곡을 부른 뒤 사회자가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지금 같은 나라를 물려주지 말자”고 말하자 조문객들은 “옳다”며 손뼉을 쳤다. 조문객들은 비바람이 점차 거세졌지만 저녁 7시30분께 추모예술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추모예술제가 열리는 동안 300여m 떨어진 사저 근처 6000여㎡ 규모의 공터에는 노 전 대통령 유골 안장식 장비를 가득 실은 대형트럭들이 쉴새없이 오갔고, 망치 소리로 요란했다. 10일 안장식이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안장식장 주변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과 조의를 표하는 검은색 풍선으로 뒤덮였다.
봉하마을 들머리 버스정류장에서 봉하마을 광장으로 이어지는 약 2㎞ 도로 양쪽도 노란색과 검은색 풍선으로 단장됐다. 봉하마을 생태연못 등에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 회원 50여명이 며칠 동안 봉하마을에서 만든 200여개의 솟대가 내걸렸다. 솟대는 하늘과 땅,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의미를 뜻한다.
49재가 열리는 봉화산 정토원도 하루종일 바빴다. 10일 최대 2만명이 49재에 참석하기 위해 올 것으로 보고 정토원은 대형 천막 10여개와 의자 300~400여개를 원내 법당 앞마당 등에 설치했다. 선진규 정토원 원장은 “49재가 무사히 잘 치러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49재 당일 방문객들에게 생수와 국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12시께 49일 만에 철거된 봉하마을 광장의 분향소에는 뒤늦게 조문을 하려는 이들과 10일의 49재와 안장식을 보려는 이들이 찾았다. 오전엔 비교적 한산했으나 오후가 되면서 멀리서 대형버스로 함께 오는 단체 방문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인사들과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은 분향소 철거 전 마지막 예를 올렸다. 국민장 이후 이날 두 번째 봉하마을을 찾았다는 김옥희(57)씨는 “국민장 때보다 오히려 지금 그분의 빈자리가 더 느껴져 슬프다”고 말했다. 김해/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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