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공자 신청을 수차례 했던 4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2시께 광주 남구 월산동에 사는 노모(48)씨가 가족들에게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에 따르면 노씨는 1980년 5월 함평 문장에서 당구장을 경영하다 영광에서 시민군을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시민군에 지원했다.
노씨는 당시 광주에서 시민들과 함께 독재타도를 외치며 진압군에 곤봉을 맞아 부상을 당하고 같은해 7월 경찰에 붙잡혀 삼청교육대에서 2년6개월간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씨는 5월만 되면 부상 후유증과 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1993년부터 3차례나 5.18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
특히 노씨는 삼청교육대 피해자임에도 "5.18때 군부독재에 항거하기 위해 싸우다 삼청교육대에 끌려갔기 때문에 5.18 유공자"라며 끝까지 삼청교육대 피해신청을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노씨 유족들은 "5.18 유공자 신청이 기각될 때마다 너무 힘들어 해 결국 우울증까지 앓게됐다"며 "해마다 5월이 되면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며 병원 신세를 졌는데 이제는 편한 곳에서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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