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선도사업 추진 계획도
개발계획 확정…수질은 ‘농업용수→관광·레저용’ 상향
습지 생태공원 조성에 “돈 들여 개펄 메우더니…” 비판도
습지 생태공원 조성에 “돈 들여 개펄 메우더니…” 비판도
새만금 간척지에 산업, 관광·레저, 국제업무 기능이 통합된 ‘명품 복합도시’가 조성된다. 또 방조제 안에 만들어질 새만금호의 수질 관리 목표가 농업용수 수준(4급수)에서 관광·레저활동에 적합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새만금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안’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안은 애초 72%였던 간척지 중 농지 비율을 30%로 축소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 보고된 ‘내부개발 기본구상 변경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계획안을 보면, 2만8300㏊의 간척지는 농업(8570㏊), 산업(3900㏊), 관광·레저(2490㏊), 국제업무(500㏊), 과학·연구(2300㏊), 신재생에너지(2030㏊), 도시(1460㏊), 생태·환경(5950㏊) 등 8개 용도로 나뉘어 2020년 이전까지의 1단계와 이후의 2단계로 순차적으로 개발된다.
계획안은 새만금 국제신항만 안쪽의 산업용지와 국제업무용지, 관광·레저용지 등을 포함해 전체 간척지의 23.8%에 이르는 6730㏊에 ‘명품 복합도시’를 우선 조성해, 국제 금융기관, 첨단산업 시설, 관광·레저 시설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정부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 버금가는 ‘명품도시’ 조성을 목표로 고리형, 보름달형, 삼각주형 등 세 가지 도시 형태의 디자인안까지 마련한 상태다. 정부는 최종 공간배치는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에 최종 확정할 종합실천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간척지 총면적의 30%인 농업용지에는 농업 연구시설, 생태관광 시설 등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안정된 식량기지 확보’라는 애초 새만금 사업의 명분에 부합하는 식량작물 재배 면적은 3650㏊에 그치게 됐다. 이는 간척지 총면적의 12.9% 규모다.
정부는 또 새만금호의 수질 관리 목표를 관광·레저활동에 적합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만경강 상류 축산단지 이전 방안을 포함한 수질 관리 보완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승준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전문가 사이에 수질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새만금호를 담수호로 유지하는 것을 포기하고 바닷물을 유통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수질 개선 없이는 새만금 사업이 무의미한 만큼 어떤 방법으로도 수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수 유통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계획안은 이와 함께 전체 면적의 21%에 이르는 5950㏊의 생태·환경용지 안에 총면적 2000㏊에 이르는 동양 최대 습지공원과 1000㏊ 규모의 야생 동식물 자연생태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은 “가장 우수한 습지인 개펄을 엄청난 돈을 들여 메우고는 또 돈을 들여 인공습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김정수 김성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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