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4일 경기 평택시 종합운동장에서 최루액을 스티로폼 위에 뿌리는 실험을 하고 있다. 경찰의 애초 주장과는 달리 최루액을 같은 부분에 몇차례 뿌리자 스티로폼이 녹아내려 유해성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평택/연합뉴스
경찰 ‘치명적’ 비판에 시연회 열었다가 망신
스티로폼도 녹아들자 말 바꿔 ‘무해론’ 해명
스티로폼도 녹아들자 말 바꿔 ‘무해론’ 해명
경찰이 24일 쌍용차 평택공장 상공에서 연일 투하하고 있는 최루액과 관련해 공개 실험을 벌였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경기경찰청은 이날 낮 12께 평택공설운동장에서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루액 성분 실험’을 했다. 경찰의 이날 움직임은 ‘최루액이 스티로폼을 녹일 정도로 치명적’이란 노조 쪽 주장과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사실이 다르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실험 결과는 경찰을 더 곤혹스럽게 할 뿐이었다. 경찰은 이날 실험에서 먼저 최루성분 분말(CS)와 용해제인 메틸렌 클로라이드를 혼합한 용액에 물을 100배로 희석한 이른바 ‘최루액’을 만들었다. 이어 이를 바가지에 담아 미리 준비한 스티로폼에 세차례 뿌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찰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경찰은 실험에 앞서 “실제 실험에서 스티로폼에 최루액을 부어도 스티로폼이 녹지 않았다”며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경찰의 기대와 달리 스티로폼은 최루액이 뿌려지자 곧이어 깊이 1㎝, 지름 10㎝ 가량 녹아 버렸다.
이를 지켜보다 어이없어 하던 경기청 관계자는 결국 말을 바꿔 ‘무해론’을 펼쳤다. 이 관계자는 “스티로폼의 같은 부분에 세차례 최루액을 연속 뿌리면서 스티로폼이 원액과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최루액은 그러나 눈 충혈과 콧물, 재채기 등을 유발하지만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 쪽은 “경찰이 도장공장 상공에서 투하한 최루액을 맞은 노조원들의 몸에 물집 등이 생기는 등 최루액이 인체에 상당히 유해하다”고 주장했다.
[현장] 쌍용자동차 노조 점유 농성현장을 가다
[%%TAGSTORY1%%]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경찰이 뿌린 최루액에 맞은 쌍용차 노동조합원 10여명이 피부에 수포가 생기는 등 유해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찰은 24일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루액 시연을 했으나 스티로폼을 녹이는 사실이 확인돼 경찰의 기존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쌍용차 노동조합 제공
[%%TAGSTORY1%%]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