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긴급 체포.
아내·딸 앞에서 수갑 채워…머리채 잡아 끌기도
언론노조 “ 공권력에 의한 언론 탄압” 거센 반발
언론노조 “ 공권력에 의한 언론 탄압” 거센 반발
‘미디어법’ 의회 통과 저지에 앞장섰던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최상재 위원장이 27일 오전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경기도 파주 교하읍의 자택 앞에서 잠복하고 있던 사복 경찰 3명에 체포됐다고 언론노조가 밝혔다. 경찰은 최 위원장이 지난 21~25일 <문화방송> 본사 앞에서 ‘불법 파업’을 벌여 업무를 방해했다는 등의 이유로, 총파업이 종료된 25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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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당시 최 위원장은 운동복 차림으로 고등학생인 큰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최 위원장이 “도주하지 않겠다. 따라 가겠다”고 밝혔음에도, 경찰은 부인과 막내딸,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팔을 꺾어 수갑을 채웠다고 언론노조는 전했다. 또 경찰서에 도착한 뒤 기자들을 따돌리고 취재를 막은 데 대해 최 위원장이 항의하자, 경찰 8명이 최 위원장의 머리채를 잡고 “폭압적”으로 끌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위원장 체포와 관련해, △<문화방송>에 대한 업무방해 △야간 문화제를 빙자한 집회 △불법적인 국회 진입 등의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의 한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미디어법을 불법적으로 처리해 야당과 국민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이를 조기에 진압하고자 위원장 체포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공권력에 의한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최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참담하다. 언론노조의 발을 묶어놓으려는 속셈이다”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해 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송영길, 추미애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영등포경찰서 항의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추 의원은 “언론 탄압부터 시작하는 것은 독재정권의 특징이다. (현 정권이) 전두환 정권과 쌍생아 정권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 모든 것을 수습할 책임은 오로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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