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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숨막힌 ‘컨테이너 협상’…밖에선 숨죽인 기다림

등록 2009-07-30 23:24

 박영태 공동관리인(왼쪽 둘째)과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오른쪽 둘째) 등 쌍용차 노사가 30일 오전 경기 평택 칠괴동 평택공장 내 컨테이너 안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쌍용자동차 제공
박영태 공동관리인(왼쪽 둘째)과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오른쪽 둘째) 등 쌍용차 노사가 30일 오전 경기 평택 칠괴동 평택공장 내 컨테이너 안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 노-사 42일만의 대화
전쟁터 같던 공장안팎 평화 되찾아
충돌 멈춘채 ‘협상 속보’ 귀 기울여
사쪽 협상단 “융통성 갖고 대화” 밝혀
“노사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는 없다”(박영태 공동관리인) “평화적으로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지난달 19일 노사간의 대화가 끊긴 뒤 공식적으로는 42일만에 협상 테이블에 앉은 노사 양쪽의 대표는 긴장한 표정이었다. 지난 70일간 치열한 노사간 분쟁이 벌어진 쌍용차 평택공장 안에 대화를 위한 ‘평화구역’이 설정됐다. 경찰과 노조원들이 최루액과 화염병으로 치열하게 부딪쳤던 평택공장 안 도장공장과 본관 사이의 2개의 컨테이너 안이었다. 노사 대표와 실무 협상단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협상을 벌인 뒤 오후 4시부터 3시간 동안 다시 협상을 벌이는 등 지리한 공방을 계속했다.

지난 29일 촛불문화제에서 ‘끝장 대화’를 공언했던 한상균 지부장은 이날 오전 9시 노조 사무실을 떠나 협상장으로 가면서 노조원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 교섭하겠다”고 말한 뒤 도장공장 앞 바리케이드를 넘어 협상장으로 향했다. 쌍용차 최상진 상무는 “지난 27∼28일 2차례 걸친 물밑 대화에서 해고 노동자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융통성을 갖고 대화에 임하기로 했다”고 이번 협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협상 자리는 길고 긴 대치와 안팎의 중재 노력 끝에 지난 27일부터 대화 재개를 위해 노사간 물밑 접촉이 이뤄지면서 마련됐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노사 양쪽의 절박감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경찰력 투입, 회사는 파산이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어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노사간 공식 대화가 이뤄진 이날, ‘전쟁터’같았던 평택공장은 하룻동안 고성능 스피커를 동원한 사쪽의 선무방송이 그치는 등 긴장감 속에 모처럼 평화를 맞았다. 사 쪽 직원들은 자체 인터넷 방송이 전하는 협상 소식에 귀를 귀울였고, 평택공장 정문 앞 가족대책위원회도 정문 앞 천막에서 회담 소식에 기다리며 자리를 지켰다. 해고 노동자 가족인 설경애씨는 “기대가 크다. 물과 음식도 빨리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노동·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은 한 목소리로 평화적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쌍용차 중재단인 원유철(한나라당), 정장선(민주당), 권영길(민노당) 국회의원과 송명호 평택시장은 이날 오전 “평화롭게 사태가 해결되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을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8일째 단식중이다.

이날 오후 2시엔 평화적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과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자동차산업회생범국민대책위원회 대표단’이 노·정과 노·사간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전쟁 같은 대치·충돌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와 기대가 큰 가운데 노사 양쪽의 협상은 긴 파업 기간만큼이나 하루 종일 팽팽하게 이어졌다. 협상 중간에 한상균 지부장은 “오늘 안에 진척이 있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고, 최상진 상무는 “아직 이견을 조정하기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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