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을 프랑스 파리근교에서살해토록 지시했다고 국정원에서 조사된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을 변호했던 강신옥변호사는 26일 "김형욱씨가 숨지기 전까지 김재규씨는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규씨가 `10.26 사건'으로 사형당하기 전까지 변호를 맡았던 강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변호 과정에서 김재규씨에게 `김형욱씨 사건'에 대해아는 바 있느냐고 수차례 질문했지만 항상 같은 답변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형욱씨가 숨진 날부터 보름 정도 후 김재규씨는 유럽 출장을 가겠다고보고서를 올린 부하직원들에게 `출장지를 아시아쪽으로 바꾸라'고 충고했다고 말한바 있다"며 "김형욱씨 사건으로 주변이 뒤숭숭할 때 중정이 괜히 의심받을 행동을하지 말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중정에서 김형욱씨 살해지시를 내렸다면 전기고문까지 해가며 김재규씨를 조사했던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측이 이같은 사실을 왜 밝혀내지 못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사건과 김씨의 관련성을 부정했다.
강 변호사는 "휴머니스트 성향이 있는 김재규씨는 김형욱씨를 그런 방식으로 살해할 인물이 아니다"라며 "개인적 생각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까지도 경호한다'고 공언하고 다니던 차지철 전 경호실장 라인에서 사건을 주도했을 수 있다고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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