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소통없는 정부, 징계만 의존…무상급식·등록금싸움 온힘”

등록 2009-08-02 19:51수정 2009-08-02 23:39

정진후(52)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정진후(52)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네번째 해직’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집행부 전원 중징계 ‘합법화’ 뒤 처음
“견지망월(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본다)하는 정부의 행태에 분노를 넘어 절망을 느낍니다.”

교사들의 시국선언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파면’ 조처를 당한 정진후(52·사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은 2일 <한겨레>와 만나 교육당국의 현실 인식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비판했더니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교사들이 정치에 개입했다’며 교단에서 내쫓네요. 이것이 ‘소통부재’라는 현 정부의 고질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닙니까?”

정 위원장뿐 아니라 전교조 집행부 89명은 모두 같은 이유로 지난달 31일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를 당했다. 집행부 전원이 중징계를 당하기는 전교조가 합법화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정 위원장이 교단에서 내쫓긴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1988년 학내민주화 투쟁을 벌이다 해직된 것을 시작으로 그 이듬해엔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2000년에는 단체교섭 이행 촉구 시위에 나섰다가 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그는 이번 ‘파면’ 결정에도 담담해 보였다.

“지금까지 세 번 해직을 당했지만, 매번 저의 싸움이 정당했다는 게 증명됐습니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전교조는 단체협약 해지, 일제고사 거부 교사 파면·해임 등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교조를 대하는 정부의 이런 태도를 두고, 정 위원장은 교육정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 시절 영어몰입 정책을 시작으로, 국제중·자립형 사립고 설립, 4·15 학교자율화, 사교육 경감 대책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국민의 호응을 받은 정책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할 능력도, 밀고 나갈 자신감도 없는 정부가 전교조에게 화살을 돌려 책임을 면해보려 발버둥치는 꼴이지요.”

정 위원장은 전교조의 계속되는 수난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교육당국과의 대화 창구가 오래전에 사라졌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생기면 대화와 협력을 통해 풀어야 하는데, 교과부 장관은 무조건 검찰로 달려가든지 징계 카드를 빼듭니다. 교육 문제를 ‘법’으로 풀려고 하니…. 결국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텐데 말입니다.”

전교조가 창립 20돌을 맞은 뜻깊은 해에 제14대 위원장으로 취임했지만, 그의 임기 내내 전교조는 가시밭길이 예고된 상황이다. 교원평가·사립학교법 등 현안들이 줄지어 있고, 성폭력 사건과 정파 갈등 등 내홍 또한 만만치 않다.

정 위원장은 문제 해결의 지름길로 국민의 신뢰 회복을 들었다. 하반기 전교조 활동의 표어를 ‘국민 속으로’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전국 257개 전교조 지회가 모두 나서서 무상급식·반값 등록금 등 피부에 와 닿는 정책 대안을 들고 국민들과 직접 만날 계획입니다.”

전교조는 이런 활동을 내년 ‘교육감 선거’까지 이어갈 작정이다. 정 위원장은 “어떤 정책을 가지고 나온 후보가 진짜 시민후보인지, 평가 기준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