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적인 건축·도시계획 전문가들이 되살리기 사업에 나선 청주 수동성당길.
한·중·일·독 도시 전문가 80여명 재생방안 모색
세계적인 도시계획·건축 전문가들이 모여 충북 청주시에 있는 옛도심 수동성당길 되살리기에 나선다.
수동성당길은 청주 상당공원에서 우암초등학교까지 980m에 이르는 길이다. 1964년 천주교 수동성당이 들어서면서 수동성당길로 불린다. 우암산 아래 달동네 수동 주민들의 애환이 서린 이 길은 87년 청주시가 교서천을 덮으면서 자동차와 건물에 점령당했다.
수동성당길에서 1㎞ 남짓 이웃에 있는 청주대는 이 길을 살리려고 3일 ‘청주 구도심 수동성당길과 주변 환경 재생’을 주제로 국제 워크숍을 열였다. 이 워크숍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독일 등지의 도시계획·건축 전문가 80여명이 참여했다. 최효승 워크숍 운영위원장(청주대 건축학과 명예교수)은 “자동차와 건물에 빼앗긴 사람의 길을 되찾으려고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청주를 걷고 싶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8개 팀을 꾸려 수동성당길의 재생 방안을 찾는다. 지난달 현장을 답사한 일본 메이지대 야먀모토 도시야·고이케 히로시 팀은 마을과 자연 보존, 보행자 우선, 공동체 활성화 등의 방안을 찾는다. 독일 건축가이자 일본 류코대 교수인 티투스 스프리는 인쇄 골목·식당 등으로 특화된 수동의 모습을 묶어 ‘몰입형 도시 생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도쿄의 개발 압력에 맞서 보행자와 친숙한 거리를 지켜낸 시모기타자와의 사례는 마사미 고바야시 메이지대 교수가, 부산 광복로 복원 사업은 민선주 연세대 교수가 각각 참고 사례로 소개한다.
또 김승근 극동대 교수와 박종문 그래픽디자이너, 청주대 학생들이 꾸린 주민팀과 티투스 스프리, 영국 옥스포드브룩스대 토머스 아놀드 교수 등으로 이뤄진 다국적팀도 각각의 시각으로 수동성당길 재생 방안을 제시한다. 이들은 7일까지 토론과 공동 작업을 거쳐 8~16일 수동성당 재생 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전시한다. 청주시 이민영 도시계획 담당은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고 있으며, 현실성 있는 연구 결과는 수동성당길 재생 사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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