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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찰 ‘화약고’ 도장공장 포위…‘용산참사’ 재연 우려

등록 2009-08-04 19:11수정 2009-08-05 08:13

경찰특공대가 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조립3·4라인 옥상으로 고가사다리를 이용해 진입하려 하자,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이를 막고 있다.  평택/<노동과 세계> 제공
경찰특공대가 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조립3·4라인 옥상으로 고가사다리를 이용해 진입하려 하자,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이를 막고 있다. 평택/<노동과 세계> 제공
[쌍용차 강제진압 개시]
용역과 합동작전…차체공장 옥상서 화재발생
도장공장 진입할 경우 대형사고 이어질 수도
4일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은 매캐하고 검은 연기와 최루액에 뒤덮였다. 경찰이 4000여명, 회사 쪽이 직원과 경비용역 2300여명을 동원해 파업 거점인 도장공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노조와 격렬하게 충돌했다. 경찰과 회사 쪽 경비용역들이 도장공장 진입 시도를 본격화하면서 용산참사와 같은 대형사고가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연기와 최루액에 덮인 평택공장 경찰은 이날 새벽과 오전 두 차례에 걸쳐 도장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최초의 진입 시도는 새벽 4시30분과 6시30분께 이뤄졌다. 완성차의 결함을 수정하는 티아르이(TRE)동과 조립 3·4라인에서 경찰이 진입을 시도했고, 불과 10m를 사이에 둔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오전 10시30분께 재개된 경찰의 2차 진입은 경찰이 이미 접수한 차체공장 등 세 방향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특히 경찰은 차체2공장 옥상에서 회사 경비용역들이 쏘는 새총의 엄호를 받으며 도장2공장으로 이어지는 연결로 확보에 나섰다. 이 연결로는 노조의 파업 근거지인 도장2공장으로 바로 이어진다. 경찰이 10여m 높이의 사다리를 놓자 노조는 화염병과 새총을 쏘며 이들의 진입 저지에 나서 충돌 상황이 벌어졌다.

낮 12시30분께는 차체1공장 옥상에서 회사 경비용역 50여명이 새총을 쏘고 쇠파이프를 든 채 도장1공장 옥상 쪽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용역직원 1명이 노조원들에게 붙잡혔다. 노조는 “용역직원들이 차체1공장 옥상 위의 소형 사무실에 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붙잡힌 용역직원 1명을 공장 밖의 의료진과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이날 오후 6시30분께 풀어줬다.


쌍용차 평택공장 노조-경찰 충돌 상황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2용산참사 일어나나? 경찰은 이날 진입 시도의 목표가 “파업 노조원들이 모여 있는 도장2공장을 접수하기 위해 주변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도장2공장 진입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날 직접 진입로 확보에 나섬으로써, 파업 해산을 위해 도장2공장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만약 경찰이 주변 건물에 이어 노조의 파업 근거지인 도장2공장의 옥상을 확보하면 노조원들은 도장2공장 내부로 몰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시너와 페인트 등 인화물질 20만ℓ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도장공장 내부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예상하기 힘들다. 대우자동차 도장공장에서 20년 동안 근무했던 임동수(46)씨는 “도장공장은 페인트칠하는 곳이라 인화물질이 많아 화재가 나면 폭발 가능성이 크다”며 “미로 같은 도장공장에 경찰을 투입하는 것은 대형 참사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도장공장에서 8년 동안 일한 쌍용차 비정규직 유아무개(54)씨도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비해고 직원 가운데 중간 직급의 사람들은 인화물질과 내부구조 등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며 공장 진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회사는 “도장공장 진입 과정에서 설비가 망가지면 다시 설치하는 데 20억~30억원이 들지만, 파업이 계속되면 하루에 79억원이 날아가므로 하루빨리 도장공장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장2공장에 모여 있는 노조원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지쳐 있는 상황이다. 이들에게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이 이뤄진다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평택/홍용덕 김민경 허재현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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