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장·경남경찰청장·39사단장·국정원 지부장
기업인 8명과…그린피·밥값 모두 기업인이 계산
기업인 8명과…그린피·밥값 모두 기업인이 계산
박완수 창원시장과 이운우 경남경찰청장, 김태교 39사단장, 이인구 국가정보원 경남지부장 등 4명의 경남지역 기관장들이 지난 2일 지역기업인들로부터 골프와 술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4일 경남 김해 정산컨트리클럽과 창원경영자협의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4명의 기관장들은 지난 2일 아침 7시30분께부터 정산컨트리클럽에서 창원경영자협의회와 공장장협의회 소속 기업인 8명과 함께 세 조로 나눠 골프를 쳤다. 이 골프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오후 1시30분께 골프를 마친 뒤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오리고기와 술 등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술자리에선 양주와 소주를 맥주에 섞은 폭탄주도 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00만원이 넘는 12명의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는 ㅅ기업 이아무개 사장 등 3명의 기업인이 냈고, 점심식사 비용도 모두 기업인들이 계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의 골프·술 접대는 참석 기업인 가운데 한 사람이 술에 취한 채 10월에 모임을 다시 열겠다며 골프장 쪽에 예약을 요구했다가, 골프장 쪽이 “시간이 많이 남아 예약이 어렵다”고 하자 골프장 사장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리면서 알려졌다.
현행 공무원 복무규정에는 공무원들이 골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은 없지만, 그린피 등을 내지 않는 접대 골프는 복무규정에 저촉된다.
이날 골프 접대에 참석한 기업인 이아무개씨는 “기관장들이 직접 그린피를 계산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캐디 봉사료(캐디피)로 쓰라며 10만원씩 따로 냈다”며 “식당에서도 기관장들은 반주만 몇잔씩 하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운우 경남경찰청장은 “부임하고 처음으로 기관장, 지역 기업인들과 함께 골프를 쳤고, 그린피를 내지 않아도 되는 회원카드를 소유한 기업인이 있어서 나는 캐디피를 냈다”며 “그날 저녁 중요한 업무가 예정돼 있어 식당에서는 밥만 먹고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이운우 경남경찰청장의 골프 접대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중이며 사실 확인이 끝나면 감찰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신동명 기자, 박수진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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