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파업 현장을 공장 안에서 취재·보도한 이명익 기자(가운데)가 6일 저녁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이 기자와 정재은·박원종 기자, 홍민철·장명구 기자 등은 노사 협상이 타결된 뒤 건물 밖으로 나오다가 연행됐다. 제공
도장공장 취재 기자 5명도 연행
신분 밝혔지만 무시…“경찰에 불리한 보도 보복” 비판
신분 밝혔지만 무시…“경찰에 불리한 보도 보복” 비판
경찰이 쌍용자동차 노조가 점거한 평택공장 안에 들어가 파업노동자들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을 연행조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경기지방경찰청은 “노사 협상 타결로 노조원들이 농성을 푼 6일 오후 6시께 쌍용차 도장공장 안에서 취재를 벌여온 <민중의 소리> 홍민철·장명구 기자와 <미디어충청> 정재은·박원종 기자, <노동과 세계> 이명익 기자 등 5명을 연행해 조사중”이라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쌍용차 노조가 5월22일 이후 점거 파업을 벌인 도장공장에 들어가 노조원들의 활동을 생생히 보도했다.
이들은 6일 농성을 푼 노조원들과 함께 공장 밖으로 나오면서 이른바 ‘외부세력’이 아니라 ‘취재기자’라고 신분을 밝혔으나, 경찰은 이들을 현주건조물 침입 현행범이라며 경찰서로 연행했다. 이들 5명은 고양경찰서로 옮겨져 공장 안에서의 활동에 대해 밤샘조사를 받았으며, 7일 저녁까지 풀려나지 못했다.
이날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은 “농성이 아닌 취재 목적으로 들어간 사실이 확인되면 최대한 선처하겠다”면서도 “회사가 현주건조물 침입 혐의로 고발했으므로 조사한 뒤 적절히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이런 태도에 대해 비판도 거세다. 기자들이 취재 목적으로 공장에 들어갔음이 분명한데도, 이들의 기사나 사진이 경찰과 회사 쪽에 불리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보복성 수사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들은 기자로서 역할에 충실했고, 언론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며 “기자들의 입을 막는 나라가 민주주의를 운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도 성명을 내어 “경찰이 언론의 취재활동까지 공권력의 탄압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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