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부는 사회안전망 강화…노조는 대안있는 반대를”

등록 2009-08-08 09:56

<b>희망 담은 분주함</b> 쌍용자동차 직원들은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에서 조업 재개를 위해 시설물을 정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도장공장 앞에 세워진 컨테이너차량에 노조원들이 써놓은 “살고 싶다” 등의 글귀가 보인다.  평택/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희망 담은 분주함 쌍용자동차 직원들은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에서 조업 재개를 위해 시설물을 정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도장공장 앞에 세워진 컨테이너차량에 노조원들이 써놓은 “살고 싶다” 등의 글귀가 보인다. 평택/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쌍용차 사태의 교훈]
‘해고=생존 위협’되는 안전망 미비 극한 투쟁불러
노동운동, 일상화된 고용위기 대비 전략 마련해야
이번 쌍용차 사태는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와 노동운동의 한계를 함축해 보여줬다는 지적이 많다. 77일간의 파업·점거농성과 유례없는 극한투쟁이 왜 나타났는지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노동운동도 일상화되는 고용 위기에 대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 제2의 쌍용차 사태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실업 공포가 큰 사회라는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료를 보면, 2007년 쌍용차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308만원이다. 하지만 이들이 정리해고로 일자리를 잃는다면, 하루 최대 실업급여액 4만원을 받는다 해도 한 달 급여는 100만원 정도로 줄게 된다. 이상호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평균 부양가족이 3명인 쌍용차 노동자들은 3분의 1로 줄어든 생활비로 실업급여 수급기간 6달 안에 새 직장을 찾아야 한다”며 “이들에게 해고는 생존의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이중적 노동시장도 실업 공포를 더한다.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장은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퇴직금으로 파산 위험이 큰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노동자들이 더욱 일자리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 3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가정할 때 비정규직 임금의 비중은 48.9에 지나지 않았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은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졌다면, 쌍용차 노동자들이 이번처럼 투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적 전환을 하지 않으면, 유사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노조도 실업 공포 줄이는데 앞장서야 기존 노동운동 방식을 되돌아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부를 얻든가 아니면 빈손으로 돌아서는 ‘끝장 투쟁’ 방식은 이번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노동계 인사는 “노조가 구조조정 반대 이상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했다”며 “점거농성과 폭력 충돌로 이어져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 원인으로,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노동운동 리더십’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20년이 넘었는데, 노동운동의 정책 능력은 성장하지 않고 싸움 기술만 는 것 같아 씁쓸했다”며 “민주노총과 진보 정당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인 ‘상하이차 먹튀’ 문제를 여론화시키지 못해 쌍용차 노동자들이 여론에서 한층 고립됐다”고 진단했다.

임·단협에 매몰된 노조의 활동 반경을 넓혀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고용 없이 성장하는 정보사회에서는 노사가 정리해고 규모를 놓고 대타협을 해도 근본적 처방은 되지 못한다”며 “노동계도 변화한 노동시장에 대처하는 정밀한 프로그램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별·산업별 고용안정협약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상호 연구위원은 “경영 위기에 대비해 경영정보 공유, 희망퇴직자 선정 기준, 정리해고 시행 조건, 해고자 추가보상 방안 등 세부 조건이 포함된 고용안정협약을 미리 회사와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종영 이완 기자 fand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