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8월 13일치 신문에서 1면(머릿기사)과 3면에 걸쳐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MBC 2008년 경영평가보고서를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대략 살펴보자면 방문진 측은 MBC의 광우병 보도 표현이 부적절했으며 뉴스데스크의 미디어법 보도가 균형적이었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차장대우 이상의 간부가 전체 사원의 72퍼센트에 해당하는 등 인력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의 보도태도에 문제점이 엿보입니다. 방문진이 PD수첩과 뉴스데스크에 완전히 문제가 있는 것처럼 평가를 했다는 식의 해석이 과연 완전한 정답일까요? 동아일보가 인용한 방문진의 MBC 2008년 경영평가보고서의 구절입니다. 빨간 줄을 쳐가며 강조까지 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는 표현방식(오역과 일부 나레이션)에서 적절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영어자막처리에서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 인간광우병으로 번역된 것이나 다우너 소를 광우병 의심소로 시청자가 받아들일 수 있게 표현되었기 때문이다.(방문진 보고서)
지상파 진입 및 종합 편성 채널 허용 등과 관련해서 공정성 시비를 낳기도 했다. 즉 미디어 소유규제 완화와 관련해서 균형있는 보도를 하기보다는 자사의 입장을 중심으로 방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방문진 보고서)
그런데 이 구절들이 취사선택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방문진이 MBC의 보도태도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구요? PD수첩이 사과를 하지 않는다구요? 이 대목을 보면 위의 PD수첩 관련 보고서 인용문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취사선택임이 더 분명해집니다.
그러나 2008년 4월 29일 -PD수첩-에서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는 적지 않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쇠고기 수입과 관련 국민건강의 보호와 검역주권이라는 차원에서 -PD수첩-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제를 설정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방문진 보고서)
방문진도 PD수첩이 우리 국민들의 주권의식-구체적으로는 검역주권이라고 표현했지만-을 드높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PD수첩의 보도에 위와 같은 오류가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분명 협상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이를 인정한 정부는 다시 미국 측과 재협상에 들어갔으며 대통령은 두 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것이 사회적 논란의 결과였습니다.
올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감소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정부와 보수족벌언론의 주장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보도과정의 오류가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광우병 선동-이라는 표현을 아직까지도 고집하고 있는 보수족벌언론들입니다. 편파적인 보도태도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힘으로 무마하려는 움직임. 한심합니다.
PD수첩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를 제시했지만 그 의제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앞으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방문진 보고서) 그리고 문제가 있다는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서도 -자사의 입장을 중심으로 방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는 선에서 그쳤을 뿐 보도태도에 있어서 어떤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식의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러한 주장이 제기되었다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실어놓았을 따름이지요. 위의 내용에서 보듯 PD수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PD수첩의 사회적 공헌을 인정하지만 그 표현에 있어 -앞으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라는 의견을 보였을 뿐입니다. 기사 내용에도 그 내용은 나와있지 않습니다.-이 내용이 나왔더라면 동아일보에 더 유리할 뻔했지요.- 그러나 이들의 진짜 속내는 이 보고서의 문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확대 해석하고 더 크게는 MBC 노조를 비판하는 데에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3면 기사의 제목과 부제가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MBC 노조 보이지 않는 손에 방문진 감독권한 유명무실 -부제- 방문진의 문제점 지적에도 PD수첩 모르쇠 MBC 간부 "노조가 사장 인사까지 간여하니......" 경영진 노조 눈치보며 불법파업 등 대처 미흡 MBC 노조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입니다. 보도의 주된 목적이 보고서의 내용을 분석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얘기겠지요. PD수첩이 불법적인 편파 방송을 자행했음을 대주주도 인정했는데 제작진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사장도 노조의 눈치를 봐가면서 뽑는다. 경영진의 노조 불법파업에 대한 대처가 굉장히 미흡하다. 이래서야 대주주가 언론사에 힘을 쓸 수가 있느냐? 언론의 독립에 완전히 어긋나는 이야기이지요. 일반적인 주식회사라면 모를까 MBC는 언론사 아니겠습니까? MBC의 지배형태가 자신의 그것과 같이 족벌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를 띠고 있습니다. 대주주가 모든 것을 쥐락펴락하는 몹쓸 구조로 말입니다.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큰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정한 세력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보도가 올바른 것이지요. 한겨레가 최근 수 년간 삼성의 광고를 받지 않는 이유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거대한 삼성의 영향력으로부터 언론의 영역을 지켜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삼성 X파일 사건이 조선일보의 지면을 통해-아이러니하지요?- 처음 폭로되고 난 이후 보수족벌언론과 한겨레 경향과의 보도 성향의 차이에서도 확실히 나타납니다. 이를 소재로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의 한 언론인은 박사학위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동아일보는 다수를 상대로 뻥튀기를 했습니다. 대놓고 지상파 방송에서의 족벌 체제 구축을 노골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방문진의 이사진이 굉장히 보수화되었습니다. 심지어 뉴라이트 출신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야당 추천 인사가 4명이라지만 그나마 이 중 한 명은 보수인사입니다.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그 분입니다. 100분 토론에 출연해서 미디어법의 통과가 합법적이라는 주장을 하신 바 있습니다. 이것이 현 정권과 그 정당의 중도실용행보입니까? 현재의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보수족벌언론은 부족한 것일까요? 미디어법 이래서 안됩니다. 이것이 바로 그 증거니까요.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 8. 13.
PD수첩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를 제시했지만 그 의제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앞으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방문진 보고서) 그리고 문제가 있다는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서도 -자사의 입장을 중심으로 방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는 선에서 그쳤을 뿐 보도태도에 있어서 어떤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식의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러한 주장이 제기되었다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실어놓았을 따름이지요. 위의 내용에서 보듯 PD수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PD수첩의 사회적 공헌을 인정하지만 그 표현에 있어 -앞으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라는 의견을 보였을 뿐입니다. 기사 내용에도 그 내용은 나와있지 않습니다.-이 내용이 나왔더라면 동아일보에 더 유리할 뻔했지요.- 그러나 이들의 진짜 속내는 이 보고서의 문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확대 해석하고 더 크게는 MBC 노조를 비판하는 데에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3면 기사의 제목과 부제가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MBC 노조 보이지 않는 손에 방문진 감독권한 유명무실 -부제- 방문진의 문제점 지적에도 PD수첩 모르쇠 MBC 간부 "노조가 사장 인사까지 간여하니......" 경영진 노조 눈치보며 불법파업 등 대처 미흡 MBC 노조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입니다. 보도의 주된 목적이 보고서의 내용을 분석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얘기겠지요. PD수첩이 불법적인 편파 방송을 자행했음을 대주주도 인정했는데 제작진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사장도 노조의 눈치를 봐가면서 뽑는다. 경영진의 노조 불법파업에 대한 대처가 굉장히 미흡하다. 이래서야 대주주가 언론사에 힘을 쓸 수가 있느냐? 언론의 독립에 완전히 어긋나는 이야기이지요. 일반적인 주식회사라면 모를까 MBC는 언론사 아니겠습니까? MBC의 지배형태가 자신의 그것과 같이 족벌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를 띠고 있습니다. 대주주가 모든 것을 쥐락펴락하는 몹쓸 구조로 말입니다.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큰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정한 세력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보도가 올바른 것이지요. 한겨레가 최근 수 년간 삼성의 광고를 받지 않는 이유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거대한 삼성의 영향력으로부터 언론의 영역을 지켜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삼성 X파일 사건이 조선일보의 지면을 통해-아이러니하지요?- 처음 폭로되고 난 이후 보수족벌언론과 한겨레 경향과의 보도 성향의 차이에서도 확실히 나타납니다. 이를 소재로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의 한 언론인은 박사학위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동아일보는 다수를 상대로 뻥튀기를 했습니다. 대놓고 지상파 방송에서의 족벌 체제 구축을 노골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방문진의 이사진이 굉장히 보수화되었습니다. 심지어 뉴라이트 출신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야당 추천 인사가 4명이라지만 그나마 이 중 한 명은 보수인사입니다.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그 분입니다. 100분 토론에 출연해서 미디어법의 통과가 합법적이라는 주장을 하신 바 있습니다. 이것이 현 정권과 그 정당의 중도실용행보입니까? 현재의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보수족벌언론은 부족한 것일까요? 미디어법 이래서 안됩니다. 이것이 바로 그 증거니까요.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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