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레이건 정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리처드 알렌씨가 17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36일째 입원해 치료 중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문병했다.
알렌 전 보좌관은 이날 오전 11시 병원 20층 대기실에서 이희호 여사를 만나 20여분간 얘기를 나눴다.
이 여사는 방문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알렌 전 보좌관은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소개하며 쾌유를 빈 것으로 알려졌다.
알렌 전 보좌관은 김 전 대통령이 1980년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구명운동을 해 김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받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인연이 있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알렌 전 보좌관은 당시 미국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방미를 수용하면 김 전 대통령의 사형집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전 전 대통령의 방미를 적극 추진해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알렌 전 보좌관은 이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과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구명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오후에는 다음달 `김대중과 리더십' 일본어판 출간을 준비 중인 일본 도쿄대 강상중 교수와 YWCA 회장단이 병원을 찾아 조속한 치유를 빌었다.
오후 2시에는 병원 6층 예배실에서 민주당 기독신우회와 호산나 선교회 주최로 `쾌유 기원' 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에 참석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 전 대통령이) 버팀목 역할을 해 주셔야 한다. (그동안 수차례) 죽을 고비를 이겨내신 것처럼 불굴의 의지로 병상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