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술동아리 ‘아시아 포 유’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대 교정에서 ‘아시아의 화합’(Asian Union)을 주제로 한 독립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로 나선 파키스탄인 아비드, 감독인 중국인 푸만, 연출을 맡은 변예은씨.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대 재학생들 독립영화 제작
아시아 학생 3명, 스태프·배우로
“영화 만드는 과정 자체가 연대”
아시아 학생 3명, 스태프·배우로
“영화 만드는 과정 자체가 연대”
“조금 더 붙어! 친근한 이미지를 줘야지.”
17일 오전 11시 서울대 문화관 앞. 독립영화의 주인공 ‘정우’로 분한 이현진(23·농경제사회학부 3)씨한테 후배 이기림(20·불문 2)씨의 연기 지도가 한창이다. 대학생인 주인공이 복학을 하면서 친구들을 만나는 장면이다. 감독을 맡은 중국인 푸만(23·국제대학원 3학기)은 영어로 얘기를 하다, 서툰 한국어로 “안 보여!”라고 외쳤다. 배경이 되는 연못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들은 대사가 열네 마디에 불과한 한 장면을 찍는 데 1시간이 넘도록 씨름해야 했다.
서울대 동아리 ‘아시아 포 유’(Asia for U)는 지난달 독립영화 제작에 뛰어든 뒤 이렇게 매일 강행군이다. 올해 1학기부터 본격활동을 시작한 이 학술동아리는 ‘아시아의 화합’을 주제로 공부와 연구를 한다. 함께 공부를 하던 중, 화합의 필요성을 널리 알릴 방편으로 30분짜리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아하 프로젝트’(A-Ha Project)를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 제작에는 중국,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재학생들이 함께하면서 ‘다국적 제작진’이 구성됐다. 그래서 시나리오 작성부터 공동 작업으로 진행됐다.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12명이 토론을 거쳐 시나리오를 다듬었고, 영화 제작은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든 경험이 있는 푸만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나영(20·영문 2)씨 등은 영화 제작 예산 400여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와 공익재단 등을 뛰어다녔다.
‘엔지오 활동가’ 역을 맡은 파키스탄인 아비드(26·전기공학 석사 2학기)는 “아시아의 화합을 위해선 서로 돕고 이해하는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며 “영화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아시아 연대의 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9일께 촬영을 마친 뒤,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학내에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 경제 공동체 포럼’(AEC 포럼)에서 상영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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