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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블로그] 진중권 해임은 학내 민주화와 표현의 자유 침해

등록 2009-08-18 11:31

17일 중앙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구성원을 줄지어 항의 성명 진중권 교수 재임용 불가 처분 논란이 중앙대학교 '학내 민주화'는 물론, 우리 사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중앙대학교 총학생회는 17일 <학교본부는 진중권 교수의 재임용 불가 처분을 취소하고 학우들과의 대화에 나서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중앙대학교 학생들은 어느 교수라도 총장을 비롯한 학교본부를 비판할 수 있고, 그로 인한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면서 "오히려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며, 학내 민주주의 달성을 위해 우리 일만삼천 학우들이 앞장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내 민주화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우선

중앙대 총학생회의 이런 입장 표명은 진중권 교수 재임용 탈락이 폴리페서 논란을 빚고 있는 박범훈 총장의 정치적, 개인적 의도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학내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특히 "다들 알다시피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마다하지 않은 진 교수는 특히 지난 2월 박범훈 총장의 감칠맛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면서 이런 일 때문에 교수의 재임용 탈락과 같은 학내 민주화를 훼손하는 사례가 나타나선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학교 본부는 '겸직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상 사문화한 학내 규정을 적용해서, 지난 8월14일 독어독문학과 진중권 교수의 재임용 불가처분을 내리고, 교육과학기술부의 강화된 지침, 같은 사유의 재임용 탈락사례 등을 들어 해명하고 있다"면서 "학교 본부가 정말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면 진 교수에게 재임용 불가 처분을 내릴 것이 아니라 초빙교수나 기타 다른 교수직을 먼저 제의를 할 수 있었을 것이고, 다른 규정을 적용해서 교수직을 보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학교 본부는 겸임교수 재임용 불가 처분에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의도없이 원칙대로 처리 했으며, 독어독문과의 시간강사 위촉으로도 강단에 설 수 있으니 수업권 박탈이 아니다"고 강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진 교수에 대한 학교본부의 후속조치를 살펴보며 정말 어떠한 의도가 없었는지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일천만원 등록금속에 수업권은 존재하는가

이날 진 교수가 몸담고 있는 독어독문과 학생회 또한 <일천만원 등록금속에 수업권은 존재하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진 교수를 재임용하고 수업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독문과 학생회는 "학생들의 소중한 수업권을 담보로 벌인 작금의 무책임한 처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본부의 이번 처사는 양질의 수업을 받고 싶은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진 교수는 2003년 임용돼 2009년인 올해까지 무려 7년간 학생들의 성원 속에 강의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 2년간 진중권 교수가 진행한 수업에는 인문계열 전공수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만큼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특히 "올 2학기 문화비평론을 수강 신청한 57명의 학생들은 진 교수의 재임용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한 "우리는 비전임교원의 임용기준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부의 움직임에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누구를 위한 원칙이냐? 학생들에게 보다 양질의 수업을 제공해주기 위해 자격미달의 '엉터리 교수'를 퇴출시키기 위한 원칙이어야지 양질의 교원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축출하기 위한 도구가 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독문과 학생회는 "진 교수는 '미학 오디세이'를 비롯해 수많은 저서를 남겼으며, 미학이론 매체이론 문화이론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자 공적인 사회활동으로 존경받는 지식인"이라며 "중앙대 학생들은 최고의 수업을 듣기 원하며, 대학 본부가 해당 분야 최고의 권위자인 진 교수를 재임용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문화연구학과 학생회는 '문화연구학과 학생 일동'이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정치총장 논란을 빚고 있는 박 총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문화연구학과 학생들은 "우리는 진 교수의 교수직 박탈 결정이 교육적 목적과는 무관한 것으로 총장과 학교당국의 친정부적 행태가 노골화한 사건으로 받아들인다"면서 "현실참여 지식인으로서 진 교수의 사회비판적 발언이 가지는 영향력과 박 총장의 친정부적 활동의 관계에 주목하며, 이번 인사결정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총장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진 교수의 정당한 비판이 있은 뒤에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진 교수는 교육자로서 그 역량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며, 학교에 기여한 교육적 업적 또한 매우 크다"고 전제한 뒤, "교무처가 밝힌 ‘겸직기관 없음’이라는 임용불가 사유는 교무처장도 인정하듯 비전임 교원 임용을 남발함으로써 학교측이 편법적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행태를 제한하고자 내려진 규정"이라며 "문화 예술 인문학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인들의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고, 학문적 특수성 또한 고려하지 않아 현실성을 상실한 교육부의 권고조항을 이제서야 들고나와 억지를 부리는 저의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학생회가 진 교수 재임용 불가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학내 구성원들 또한 잇따라 성명을 내놓고 학교 본부의 석연치 않은 태도를 비난하고 나섰다. 총학생회가 진 교수의 재임용 탈락 문제를 학내 민주화 차원에서 검증하겠다고 나섰다면, 이들 학내 소모임들은 진 교수 임용탈락사태는 중앙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로 해석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 다양한 목소리...진중권 해임은 표현의 자유 침해 주장

대학생다함께중앙대모임(http://stu.alltogether.or.kr)은 같은 날 <진중권 교수 재임용 불가 결정 규탄한다>는 성명을 내놓고 "8월 14일 학교 당국은 진 교수에 대한 재임용 불가 결정을 통보했다.

수업권을 침해당한 학생들과 동료 교수에 대한 탄압에 분노하는 지식인들의 반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정치 보복을 규탄하는 촛불 시민들의 목소리가 온라인 공간을 가득 메웠다. 이번 사건은 이미 중앙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들은 "정치보복을 통해 반대자에 대한 본 떼를 보여주려 하는 듯 진 교수는 이미 한예종에서 강의를 박탈당했고, 카이스트 강의 역시 그만둬야 할 판"이라며 "이는 사람들의 저항과 정당한 외침을 억누르는 비상식적 태도로, 대학의 효율성과 자율성을 외치며 구조조정을 추진하던 중앙대 당국자들이 가장 비자율적'인 정치 보복을 대행했다"고 강도높게 성토했다.

특히 "진 교수 재임용 탈락의 진정한 원인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추진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지적하고, 반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언론 장악이란 비난을 사고 있는 미디어법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에 앞서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모임'은 16일 '진중권 교수 재임용 불가 결정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진 교수는 정치 권력의 그릇된 행태에 대해 촌철살인의 비판을 가하는 대표적인 실천적 지식인인데 반해, 중앙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박 총장은 이명박 선거대책위원회 문화예술정책위원장과 이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았던 폴리페서"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특히 "지난 2월 박 총장의 여제자 성추행 발언 논란을 두고, 진 교수가 '자를 테면 자르라'면서 박 총장을 거세게 몰아부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치적 또는 개인적 보복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이와 관련해 학생 개개인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1인 대자보 부착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에서 비롯된 중대생들의 성토가 점차 다양한 형태로 오프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중앙대 공식 커뮤니티 '중앙人'에 따르면 15일 닉네임 elliott이란 중대생이 진중권교수 재임용 탈락에 관한 "릴레이 1인 대자보 게시"를 제안한 데 이어, 17일 '뻥글러백숙'이란 중대생은 "1인 대자보 부착을 함께하자"면서 "지금 법학관에 단 두개의 대자보 만이 부착돼 있는데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이래 진 교수 해임 문제로 졸업생들까지 가담하는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중앙대 공식 커뮤니티사이트는 일부에서 '도배'라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와중에도, "진중권 교수 임용불가처분을 철회하라"는 학내 여론을 반영하듯 학교 당국을 성토하는 글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과연 떠나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17일 닉네임 '34711'이란 동문은 "진 교수가 모교의 강단에서 후학들을 가르 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 중앙대도 이제 진보를 안을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왜 진 교수를 몰아내느냐? 수업을 태만히 했느냐? 아니면 연구를 게을리 했느냐? 죄가 있다면, 박 총장에 대한 고언을 한 불경죄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문제의 겸임교수 자격 규정은 대학 교단에서 사문화한지 오래인데, 겸임을 하지 않으면 능력이 떨어지느냐"면서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람들은 박 총장과 같이 정치판에 줄을 섰거나 정치와 강단에 양다리를 걸친 폴리페서들인데, 오히려 이런 사람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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