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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거 2시간 전까지 가족과 ‘눈빛 이별’

등록 2009-08-18 19:35수정 2009-08-19 05:44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가 18일 저녁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 영정에 헌화한 뒤 오열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가 18일 저녁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 영정에 헌화한 뒤 오열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긴박했던 마지막 순간
박지원 의원 “마지막 모습 평화로워…편안히 가셨다”
박창일 원장 “심폐소생술 의미없어…조용히 보내드려”
“서거하셨습니다.”

18일 오후 1시43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9층 중환자실. 10여년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진료해온 주치의 정남식 연세대 교수(심장내과)가 애통한 목소리로 사망 선고를 했다. 장준 교수(호흡기내과)가 김 전 대통령에게서 인공호흡기를 떼냈다.

[하니TV] 쓰러진 현대사 거목

숱한 투옥과 고문, 살해 위협에도 굴하지 않았던 의지와 신념이 육체를 갉아드는 병마를 끝내 이겨내지 못하는 순간이었다. 곁을 지키던 부인 이희호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휠체어에 앉은 김홍일 전 의원 등 세 아들은 오열했다.

김 전 대통령의 병세는 전날 밤 11시부터 혈압이 떨어지며 급격히 나빠졌다. 의료진이 새로운 혈압상승제를 사용해 두 시간 만에 고비를 넘겼지만, 18일 새벽 다시 상태가 악화됐다. 아침 6~7시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고, 오전 10시38분에는 산소포화도가 80%대로 떨어졌다. 산소포화도는 90% 이상을 유지해야 생명에 지장이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발표


의료진은 김 전 대통령의 상태가 악화되자 산소포화도를 높이기 위해 최대 농도의 산소를 투여하고, 혈압상승제도 최대 용량을 사용했다. 그러나 호흡과 혈압은 나빠지기만 했다. 오후 1시20분께 수축기 혈압은 85, 산소포화도는 60%까지 떨어졌다. 장준 교수는 “혈압상승제, 산소 농도 등을 최대치로 사용했지만, 수치가 좋아지지 않아 임종하시기 두 시간 전부터는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거 두 시간 전부터는 의료진은 24시간 지속해오던 혈액투석도 멈췄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입원에서 서거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 입원에서 서거까지

서거 30여분 전인 오후 1시10분께 의료진은 “이제 곧 운명하실 것 같다”고 가족들에게 전했다. 오전 10시부터 20층 브이아이피실과 9층 중환자실을 오가며 곁을 지키던 이희호씨와 세 아들과 손자, 박지원 민주당 의원, 권노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모두 병실로 내려왔다. 저마다 “여사님을 잘 지켜 드리겠다”, “저희가 잘 알아서 (정치)하겠다”는 등의 고별인사를 했다.

진정제 때문에 줄곧 수면상태였던 김 전 대통령은 서거 두 시간 전쯤에 잠에서 깨어나 가만히 눈을 뜨고 가족들과 눈을 맞추기도 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오후 1시36분, 심장이 마지막 순간을 예고했다. 심전도 기계의 그래프가 평평해졌다. 심장이 멎었다는 신호였다. 잠시 뒤 약하고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돌아왔지만, 7분 뒤인 1시43분 심전도 기계는 다시 한번 심장이 정지했음을 알렸다. 의료진은 더이상 손을 쓰지 않았다. 박창일 연세대의료원장은 “서거 당시에는 이미 다발성 장기부전이 온 상태여서 심폐소생술은 큰 의미가 없었으며, 조용히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검을 실은 운구차가 18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지하에서 안치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검을 실은 운구차가 18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지하에서 안치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지난달 13일 폐렴 증세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김 전 대통령은 37일 동안 병마와 싸우다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은 “마지막 돌아가시는 모습이 너무나도 평화로우셨다. 아주 편안하게 가셨다”고 임종 순간을 전했다.

박수진 정유경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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