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왼쪽부터), 권노갑, 김옥두, 한화갑, 윤철상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18일 저녁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시 빈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침통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눈물 흘리며 장례 논의
정세균 대표 “민주당에게 어버이 같은 존재 가셨다”
정세균 대표 “민주당에게 어버이 같은 존재 가셨다”
18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시 빈소가 차려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영안실 특1호실에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김옥두 전 민주당 의원과 박지원 의원 등 김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격랑을 함께 헤쳐온 동교동계 인사들이 임시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박지원 의원은 서거 소식을 가장 먼저 발표했다. 박 의원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동교동계의 양대 축을 이루던 권노갑, 한화갑 전 의원은 오후 3시께 임시 빈소를 찾은 행정안전부 의전국장으로부터 장례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장례위원회 구성과 장례 진행 방식 등을 논의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량 운전을 맡아 했던 김종선씨는 “침통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두들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참모들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바쳐서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정치 발전, 세계 인권,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셨다”며 “나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평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구한 사회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한명숙·이해찬 전 총리,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 등 김대중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이 줄이어 조문했다. 포항에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급히 상경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오후 5시께 긴급지도부회의를 마치고 빈소를 찾았다. 이에 앞서 원혜영, 이종걸, 송영길, 추미애, 천정배 민주당 의원과 정동영 의원, 박진·이한성 한나라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김근태·김희선 전 민주당 의원 등도 조문했다. 시민사회에서는 함세웅 신부와 임기란 의장 등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원들도 일찌감치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빈소를 들어서기 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번영을 위해 평생을 바치시고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신 김 전 대통령께서 떠났다. 믿기지 않는 상황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과 땅이 꺼지는 아픔을 피할 길이 없다”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입에 발린 추모사를 할 자격이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는 것을 약속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문을 위한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정중히 요청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지은 이경미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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