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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의…부인이 뜬 털장갑…‘인동초’ 삶 고스란히

등록 2009-08-19 19:17수정 2009-08-19 23:23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품과 기록물이 전시돼 있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19일 오후 한 관람객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품과 기록물이 전시돼 있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19일 오후 한 관람객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김대중 도서관’ 통해 본 일생
읽던 책 1800권 등 자료 20만점 보유
“퇴임뒤 사저 다음으로 많은 시간 보내”
“지금도 사저에서 걸어서 도서관으로 들어오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19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던 류성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류 교수는 이 도서관 설립의 실무를 맡았고, 초대 관장도 지냈다. 이곳에는 김 전 대통령의 손때가 묻은 1만6000여점의 사료를 포함해 20여만점의 김 전 대통령 관련 자료들이 조용히 숨쉬고 있다.

이 도서관 1·2층에는 김 전 대통령이 사형수 시절 입었던 수의, 결혼반지, 감옥에 수감돼 있는 동안 부인 이희호씨가 직접 뜨고 책을 보기 쉽도록 손가락 끝을 자른 푸른색 털장갑 등 김 전 대통령의 족적을 증명하는 물품이 전시돼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지하 1층에는 김 전 대통령이 읽던 책 1800여권이 보관돼 있다. 3·4층은 연구실 등으로 쓰인다.

맨 꼭대기층인 5층은 김 전 대통령의 집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옆에 부인 이씨의 집무실도 붙어 있다. 최경환 김 전 대통령의 비서관은 “도서관 집무실은 김 전 대통령이 퇴임 뒤 사저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집무실에서 자서전 두 권을 거의 완성했으며, 40여 차례 구술사를 녹음했다. 퇴임 뒤 국내외 언론 인터뷰도 여기서 이뤄졌다.

수의…부인이 뜬 털장갑…‘인동초’ 삶 고스란히
수의…부인이 뜬 털장갑…‘인동초’ 삶 고스란히

2003년 도서관이 문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현관 안내소에서 근무해온 강종기(65)씨는 “건강하실 때면 매일 오시기도 했다”며 “그때만 해도 늘 들어오시며 ‘밥 먹었느냐’, ‘춥지 않으냐’고 웃으면서 묻고 지나가셨다”고 말했다.


수많은 기증품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이 가장 애착을 보였던 물건이 무엇이냐고 묻자, 류 교수는 “결혼반지도 흔쾌히 내놓으시던 분이 나에게 슬쩍 ‘대통령 당선증은 하나 복사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물으신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1971년 첫 대선 도전에 실패하고, 26년 뒤 네 번의 도전 끝에 받은 대통령 당선증은 고인한테 의미가 그렇게 남다른 것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도서관은 내가 죽은 뒤에 더 잘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이 도서관이 한국 근현대사를 객관적·중립적으로 연구하고, 연구 성과를 후세에 남기는 곳이 돼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재 현 도서관장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뒤 이곳 도서관은 박물관이자 연구소, 또 도서관으로 그 생명력을 더해가야 한다”며 “고인이 생전에 남기신 민주주의, 평화통일, 빈곤 퇴치라는 세 가지 목적에 이바지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권오성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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