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헌 한겨레신문사 사장(맨 오른쪽) 등 <한겨레>조문단이 19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 임시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묵념하고 있다. 오른쪽 둘째부터 최학래·고희범 전 사장, 성한용 편집국장. 사진공동취재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창간주주로 5000만원 ‘선뜻’
창간호 받아보고 ‘감격’
창간주주로 5000만원 ‘선뜻’
창간호 받아보고 ‘감격’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겨레>의 인연은 깊고도 각별하다.
인연은 1988년 한겨레 창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평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은 5000만원을 쾌척해 국민주 신문인 한겨레의 창간주주로 참여했다. 그리고 한겨레 창간호가 발간된 1988년 5월14일 오후엔 한겨레신문사를 직접 찾았다. 송건호 한겨레 초대 사장 등과 함께 창간호를 받아 보고 벅찬 감격을 표현했다. 그는 편집국·공무국 등을 둘러보며 한겨레 사람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1년 한겨레가 양평동에서 공덕동으로 사옥을 옮겼을 때도 방문했다. 당시 그를 안내했던 최학래 전 한겨레 사장은 “김 전 대통령이 ‘창간한 지 얼마 안 돼 이렇게 사옥까지 짓다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1998년 5월15일 창간 10돌 기념식에는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는 “한겨레가 있음으로 해서 민주주의와 정의, 민족통일의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보다 활발히 논의되고 영향을 받았다”며 “국민이 만들고 키워온 한겨레가 국민에 의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기 모인 우리들의 의무”라고 역설했다.
지면을 통한 인연도 남다르다. 그는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었지만 보수 언론의 평가는 인색했다. 한겨레를 통해 기존 언론에 의해 부정적인 이미지로 덧칠돼 온 정치인 디제이의 면모가 좀더 객관적으로 드러나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1980년대말~90년대초 한겨레에서 정치부 기자를 했던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한겨레가 나오기 전까지 어떤 언론에서도 균형과 애정을 가지고 디제이 기사를 써준 적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겨레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한겨레 창간 기념일인 5월15일과 1월1일치 지면에 실린 인터뷰만 7차례에 이른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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