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0일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천주교 의식에 따라 입관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눈물의 입관식
가족·측근 등 40여명 참관…자서전·손수건·성경 등도 입관
비서실 ‘마지막 보고’…동교동계 “여사님 잘 모시겠습니다”
가족·측근 등 40여명 참관…자서전·손수건·성경 등도 입관
비서실 ‘마지막 보고’…동교동계 “여사님 잘 모시겠습니다”
[영상] 가족들 오열속 김대중 전 대통령 입관식
[%%TAGSTORY1%%]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사선을 넘나들며 47년을 함께한 동지이자 동반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는 자리. 사랑, 회한, 고마움과 미안함, 아쉬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듯 이희호씨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흐느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관식은 20일 오전 11시45분부터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 안치실에서 진행됐다. 1시15분 염이 끝나고 1시30분 김 전 대통령은 ‘입관’됐다. 부인 이씨는 김 전 대통령의 관 왼편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김 전 대통령이 누워 있는 관 곁에 세 아들 홍일·홍업·홍걸씨와 며느리, 손자·손녀 등 가족 25명이 섰다. 유리창 너머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 정세현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동교동계’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 전 의원, 박지원 의원과 김 전 대통령의 주치의 정남식 세브란스 의과대학장 등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손에 촛불을 든 이들의 눈은 평안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입관 미사는 김 전 대통령이 다니던 서울 서교동성당 윤일선 주임신부의 집전으로 시작됐다. 유족들은 차례차례 김 전 대통령에게 성수를 뿌렸다. 뿌리는 이도 지켜보던 이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윤철구 비서관이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부인 이씨의 마지막 편지를 낭독하자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씨가 지난해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모두 담아 펴낸 자서전 <동행>, 그 앞장에 이씨가 써넣은 편지, 이씨가 뜨개질로 떠 김 전 대통령이 서거 전까지 병원에서 덮고 지낸 작은 이불과 이씨의 손수건이 관 속 김 전 대통령 가슴 위에 놓였다.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보던 성경책도 함께 넣어졌다. 이씨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 인사들이 ‘마지막 보고’를 올렸다.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님께서 평소 늘 하시던 말씀과 최근 하신 말씀은 잘 명심해 기억하겠다”며 “여사님 걱정은 마십시오. 저희들이 대통령님을 모셨듯이 여사님을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그렇게 말씀하시던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잘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말로 마지막 보고를 마쳤다.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 전 의원은 나란히 서서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린 뒤 “여사님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오후 4시5분 김 전 대통령의 운구가 시작됐다. 손자 김종대(23·김홍업씨 장남)씨가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들고 앞장섰다. 권노갑 전 의원 등 김 전 대통령의 동지 10명이 태극기로 감싼 김 전 대통령의 관을 들고 뒤따랐다. 2시간 넘게 운구의식을 기다린 시민들의 안타까운 시선을 뒤로하고 김 전 대통령은 4시35분께 공식 빈소가 마련된 국회에 도착했다. 김지은 박수진 이경미 기자 mirae@hani.co.kr
[영상] 국회로 돌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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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TORY1%%]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사선을 넘나들며 47년을 함께한 동지이자 동반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는 자리. 사랑, 회한, 고마움과 미안함, 아쉬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듯 이희호씨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흐느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관식은 20일 오전 11시45분부터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 안치실에서 진행됐다. 1시15분 염이 끝나고 1시30분 김 전 대통령은 ‘입관’됐다. 부인 이씨는 김 전 대통령의 관 왼편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김 전 대통령이 누워 있는 관 곁에 세 아들 홍일·홍업·홍걸씨와 며느리, 손자·손녀 등 가족 25명이 섰다. 유리창 너머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 정세현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동교동계’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 전 의원, 박지원 의원과 김 전 대통령의 주치의 정남식 세브란스 의과대학장 등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손에 촛불을 든 이들의 눈은 평안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입관 미사는 김 전 대통령이 다니던 서울 서교동성당 윤일선 주임신부의 집전으로 시작됐다. 유족들은 차례차례 김 전 대통령에게 성수를 뿌렸다. 뿌리는 이도 지켜보던 이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윤철구 비서관이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부인 이씨의 마지막 편지를 낭독하자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씨가 지난해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모두 담아 펴낸 자서전 <동행>, 그 앞장에 이씨가 써넣은 편지, 이씨가 뜨개질로 떠 김 전 대통령이 서거 전까지 병원에서 덮고 지낸 작은 이불과 이씨의 손수건이 관 속 김 전 대통령 가슴 위에 놓였다.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보던 성경책도 함께 넣어졌다. 이씨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가 20일 오후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김 전 대통령 입관식에서 자신의 저서 <동행>과 함께 관에 넣은 편지. 사진공동취재단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 인사들이 ‘마지막 보고’를 올렸다.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님께서 평소 늘 하시던 말씀과 최근 하신 말씀은 잘 명심해 기억하겠다”며 “여사님 걱정은 마십시오. 저희들이 대통령님을 모셨듯이 여사님을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그렇게 말씀하시던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잘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말로 마지막 보고를 마쳤다.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 전 의원은 나란히 서서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린 뒤 “여사님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오후 4시5분 김 전 대통령의 운구가 시작됐다. 손자 김종대(23·김홍업씨 장남)씨가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들고 앞장섰다. 권노갑 전 의원 등 김 전 대통령의 동지 10명이 태극기로 감싼 김 전 대통령의 관을 들고 뒤따랐다. 2시간 넘게 운구의식을 기다린 시민들의 안타까운 시선을 뒤로하고 김 전 대통령은 4시35분께 공식 빈소가 마련된 국회에 도착했다. 김지은 박수진 이경미 기자 mirae@hani.co.kr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신이 20일 오후 국회로 운구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와 김홍업씨 등 유족이 뒤를 따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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