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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간이식 어머니 악화 간 준 여고생 발 동동

등록 2005-05-27 07:51수정 2005-05-27 07:51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께 그동안 해드린게 아무것도 없었는데...이제 제 간을 떼 드렸으니까 꼭 살아나셔야합니다"

마산 한일전산여고 야간부 3학년인 박순미(18)양은 간경화 말기인 어머니 황영순(48)씨를 살리기 위해 선뜻 간을 이식해 드렸지만 어머니의 경과가 좋지 않고 자신도 몸이 다시 아파오며 퇴원이 늦어져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20여시간에 걸쳐 진행된 수술 직후부터 경과가 썩좋지 않던 어머니가 회복되는 듯 하다가 다시 악화돼 26일에는 뇌수술까지 받고 의식을 못찾았다.

소식을 듣고 급히 상경한 아버지 종도(51)씨는 순미양의 쌍둥이 언니 순금양과 함께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오가며 아내와 딸의 회복을 빌고 또 빌었다.

어머니 황씨는 딸 쌍둥이를 낳은 다음해인 1988년부터 2001년까지 평소 앓고 있던 간 수술을 3차례나 받았지만 계속 차도가 없었고 급기야 간경변 말기에다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1년도 더 못산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자 5남매 가운데 막내딸인 순미양은 중학교 때 육상선수를 했고 고교 1학년때는 축구선수로 활동을 하는 등 가장 건강이 좋은 편이라며 간을 내놓겠다고 자청했다.

오빠와 언니도 신장 등이 좋지 않아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도 제대로 된 직업이 없는 등 가정이 최악의 상황에서 어머니가 1억원 이상이 드는 대수술을 받아야 될 지경이 된 것이다.

순미양은 생각끝에 KBS '사랑의 리퀘스트' 담당자 앞으로 사연을 보내 방송이결정돼 2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고 고향 밀양의 친척 등을 통해 돈을 마련해 수술에 들어간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모교 학생과 교직원 등이 350여만원과 헌혈증서를 모아줬다.

마산시교육청과 교장단도 초.중학생들을 상대로 모금에 나서 26일 한일전산여고강인정 교장에게 성금 1천100만원 가량을 전달하기도 했다.

처음 순미양이 간을 이식하겠다고 나서자 어머니는 "그동안 살면서 제대로 해준것도 없는데 딸의 간을 떼 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엄마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막내 딸을 막을 순 없었다.

막내 딸은 수술에 들어가면서 "엄마도 다른 엄마처럼 이젠 아프지 않았으면 제일 좋겠다"며 엄마 손을 꼭 잡았었다.

언니 순금양은 "수술 직후 동생이 회복하는데 지장을 줄까봐 엄마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숨겨왔다가 며칠 전 이야기 했다"며 "엄마를 무조건 살려내 호강을시켜드려야한다"고 울먹였다.

(마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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