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배칠수(37)씨
‘3김 퀴즈’ 접는 코미디언 배칠수씨
“그동안 문제를 일부러 틀리느라 고생하셨는데 처음으로 맞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예, 디제이, 정답은?”, “민주주의”, ‘딩동댕!’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다음날인 지난 19일, 라디오 속 ‘디제이’는 처음으로 정답 종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디제이는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로써 매일 오후 8시 방송된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인기코너 ‘3김 퀴즈’도 완전히 문을 닫았다.
민주주의 지킨 그에게 박수
“마지막 인사하는 순간 울컥” 2002년 4월부터 7년 넘게 이 코너에서 김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연기해온 코미디언 배칠수(37·사진)씨는 20일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간 울컥했다”고 말했다 . 3김 퀴즈는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3김’이 등장해 아주 쉬운 퀴즈 문제를 맞히려 경쟁하는 과정에서 세태를 풍자하는 코너다. “항상 ‘3김’이 문제를 틀리니까 답을 하면 ‘땡’ 소리가 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라고 답했고, 저희가 ‘딩동댕’을 울려드렸습니다. 김 전 대통령이 80년이 넘는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일궈왔던 민주주의에 대해, 우리가 박수 쳐드리고 앞으로 지켜나가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3김 퀴즈’는 김 전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한 뒤 상태 악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말부터 방송을 중단했다. 배씨는 “입원 직후에는 ‘내가 오늘 몸이 안 좋으니 말을 많이 시키지 말라’고 설정하기도 했고, 중간에 다른 전 대통령 등 몇몇 정치인을 출연시켰는데, 허전함이 가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 속 디제이는 주로 비판자의 구실을 했다. 지난 1월7일 누리꾼 미네르바의 구속을 소재로 했을 때, 이를 비판하는 구실도 김 전 대통령한테 돌아갔다. “세 분 중에서 하심직한 분이 김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죠. 디제이가 말을 하면 와이에스가 ‘그런 씰데 없는 소릴’이라며 나서고, 제이피는 중재자 노릇을 하는 등 세 분의 캐릭터를 반영해 코너를 운영했습니다.” 배씨는 김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연기하면서 그의 저작 등을 읽으며 공부를 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즉흥연설을 많이 하셔서 ‘말하자면’, ‘이렇게 해서’, ‘다시 말해서’와 같은 연결어를 많이 쓰세요. 말씀하시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지요.” 배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너무나 아이같이 우시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의 완벽하고 냉철한 이미지가 한순간에 깨졌다”며 “큰 어른이 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영상]국회로 돌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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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하는 순간 울컥” 2002년 4월부터 7년 넘게 이 코너에서 김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연기해온 코미디언 배칠수(37·사진)씨는 20일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간 울컥했다”고 말했다 . 3김 퀴즈는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3김’이 등장해 아주 쉬운 퀴즈 문제를 맞히려 경쟁하는 과정에서 세태를 풍자하는 코너다. “항상 ‘3김’이 문제를 틀리니까 답을 하면 ‘땡’ 소리가 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라고 답했고, 저희가 ‘딩동댕’을 울려드렸습니다. 김 전 대통령이 80년이 넘는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일궈왔던 민주주의에 대해, 우리가 박수 쳐드리고 앞으로 지켜나가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3김 퀴즈’는 김 전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한 뒤 상태 악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말부터 방송을 중단했다. 배씨는 “입원 직후에는 ‘내가 오늘 몸이 안 좋으니 말을 많이 시키지 말라’고 설정하기도 했고, 중간에 다른 전 대통령 등 몇몇 정치인을 출연시켰는데, 허전함이 가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 속 디제이는 주로 비판자의 구실을 했다. 지난 1월7일 누리꾼 미네르바의 구속을 소재로 했을 때, 이를 비판하는 구실도 김 전 대통령한테 돌아갔다. “세 분 중에서 하심직한 분이 김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죠. 디제이가 말을 하면 와이에스가 ‘그런 씰데 없는 소릴’이라며 나서고, 제이피는 중재자 노릇을 하는 등 세 분의 캐릭터를 반영해 코너를 운영했습니다.” 배씨는 김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연기하면서 그의 저작 등을 읽으며 공부를 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즉흥연설을 많이 하셔서 ‘말하자면’, ‘이렇게 해서’, ‘다시 말해서’와 같은 연결어를 많이 쓰세요. 말씀하시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지요.” 배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너무나 아이같이 우시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의 완벽하고 냉철한 이미지가 한순간에 깨졌다”며 “큰 어른이 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영상]국회로 돌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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