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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부, ‘김대중 연설’ 빈소 상영 금지

등록 2009-08-20 23:35수정 2009-08-20 23:38

행안부 “현정부에 비판적 연설 곤란”…사후검열 논란
유족들, DJ일기 오늘 공개…박근혜 “고인의 명복 빈다”
[영상]국회로 돌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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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연설을 담은 동영상이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공식 빈소 앞마당 상영을 금지해 ‘사후검열’이란 반발을 사고 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이날 빈소가 차려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행정안전부가 제공한 영상차량에 상영해 달라고 행안부에 4장의 시디(CD)를 넘겼다”며 “그러나 행안부가 이 중 김 전 대통령이 지난 6월11일 서울 63빌딩 회의장에서 했던 ‘6·15 남북공동선언 9돌 기념 특별연설’의 상영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김 전 대통령이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위기를 얘기하는 등 현 정부에 대해 좋지 않게 말씀하셔서 상영하기 곤란하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당시 연설에서 김 전 대통령은 “50년 동안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가 위태로워 매우 걱정”이라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전직 대통령들이 합의한 6·15와 10·4 선언을 이명박 대통령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력히 충고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언론을 통해 연설 내용이 다 알려졌는데도, 돌아가신 분의 생전 말씀까지 사후에 검열하는 건 온당하지 못하다”며 상영금지 철회를 촉구했다. 행안부가 상영을 허락한 나머지 시디 3장은 방송사와 김대중도서관에서 제작한 김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회 본청 앞 빈소엔 조문객들이 밤새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가 눈물을 뿌리며 가장 먼저 꽃 한 송이를 내려놓았고, 파킨슨병에 걸려 말하기도 어려운 장남 김홍일씨도 휠체어를 탄 채 아버지의 영정에 눈을 맞추는 등 유가족들도 조문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그는 “깊이 애도하는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을 뿐, ‘아버지와 김 전 대통령의 과거 정치적 관계’ 등을 되짚는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유족 쪽은 이날 장례 사흘 동안 전국에서 27만명이 조문한 것으로 집계했다.

유족들은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월1일부터 병세가 악화하기 전인 6월4일까지 쓴 일기의 일부를 21일 공개하기로 했다. 김 전 대통령 쪽 최경환 비서관은 “일기 내용을 총 40쪽으로 추린 책 3만권을 찍어 전국 분향소에 배포할 것”이라며 “책 제목은 일기 내용에서 따왔으며,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기엔 대통령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소회, 여사님에 대한 애틋한 정과 사랑, 동교동 사저에 핀 꽃과 나무, 평소 즐기셨던 한강변 드라이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좋은 친구들과의 만남,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 등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통령이 2006∼2007년 2년간 김대중도서관이 진행한 구술사(Oral History) 프로젝트에 참여해 41회에 걸쳐 46시간 분량으로 녹화한 자전적 내용의 영상물도 남겨두었다”고 밝혔다. 유족 쪽은 시인 고은씨가 보내온 헌시 ‘당신은 우리입니다’에 곡을 붙인 추모곡도 제작하기로 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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