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영씨
75살 문학박사 김덕영씨
“너무 힘들어 중간에 포기할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배우고 싶다는 열정과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믿음으로 버텼습니다.”
환갑인 60살에 어릴 적 꿈이었던 시인, 소설가, 수필가로 등단한 뒤, 75살에 최대 목표였던 박사 학위를 받은 김덕영(75·사진·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씨의 감회다. 김씨는 21일 청주대에서 ‘한용운의 시 연구-한시와 한글시의 연관성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릴 때부터 ‘글 재주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온 김씨는 서라벌예술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지만, 집안사정 등으로 문학도의 꿈을 접고 1963년 경찰에 투신했다. 이후 8년 동안 몸담았던 경찰을 떠나 78∼81년에는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꿈꿔 온 글 쓰기를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문학도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한 김씨는 81년 청주대 국문학과에 편입한 뒤 꾸준한 품활동을 하다 환갑인 60살에 시 ‘낙화암’, 소설 <매봉고개의 사연>, 수필 ‘감나무집 여인’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97년에는 <산촌의 연가>라는 시집도 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순 없었던 그는 67살이던 2001년 교육대학원에 입학했다. 하지만 석사에 이은 박사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게다가 건강이 나빠지고 올 2월에는 큰 수술을 받는 등 위기도 있었으나 결국 학위를 따낸 그는 “미덕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도덕성 회복운동을 펼쳐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춘천/차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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