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가 함께 주축을 이뤘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출신 인사들이 21일 낮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공동 상주 구실을 하며 조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종 전 의원, 한 사람 건너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DJ쪽 “옛 민주화 동지들 왔다” 반겨
1970~90년대 우리나라 정치계의 ‘영원한 경쟁자’인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화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디제이와 와이에스의 반목만큼이나 질긴 경쟁 관계였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21일 오전 11시30분께 김 전 대통령의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단체로 조문한 뒤, 한화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함께 공동 상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 조문은 김무성 의원 외에도 안경률 한나라당 의원, 박찬종 전 의원, 김상현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공동이사장과 민추협 회원 60여명 등이 함께 했다.
조문이 끝난 뒤 김무성 의원과 안 의원, 김상현 이사장 등은 분향소가 세워진 뒤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켜온 한화갑 전 의원 등과 낮 12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공동상주로 조문객을 맞았다.
상도동계인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도 공동 상주단에 합류했다. 한화갑 전 의원은 “옛날 민주화 투쟁을 함께 한 동지들이 왔다”며 반겼다.
김무성 의원은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화해와 통합의 분위기로 가야 한다”며 “상도동과 동교동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원치 않게 파생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1984년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위해 민추협을 함께 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7년 대선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이가 멀어지자 교류도 단절됐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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