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파업후 정신과 치료에도 수차례 불려가…이틀째 중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점거파업을 벌인 뒤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던 해고노동자가 자살을 기도해 중태다. 특히 이 노동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도중에도 여러 차례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쌍용차 노조와 해고노동자 천아무개(39)씨 주변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공장 점거 농성에 참여해 70여일 동안 농성을 벌인 뒤 지난 5일 스스로 농성장을 나온 천씨는 20일 오후 6시께 평택시 송탄동 자신의 어머니 집에서 약물을 복용하고 자살을 기도했다. 천씨는 발견된 즉시 평택 한 병원으로 옮겨져 위세척 등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후까지 의식이 흐릿해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천씨는 쌍용차에서 15년 넘게 생산직으로 일하다 이번에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쌍용차 노조가 점거농성을 풀기 하루 전인 지난 5일 스스로 농성장을 나왔다. 그러나 이후 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을 앓아 지난 10일부터 동네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고 노조 쪽은 전했다.
천씨는 농성 당시 공장 위를 저공으로 비행하며 노조원 해산을 요구하던 헬기 소음에 지쳐 선풍기나 에어컨도 틀지 못할 정도로 민감한 상태여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19일을 비롯해 두세 차례 경기지방경찰청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쌍용차 노조는 이와 관련해 “하루 15~20명씩 노조원이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며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기도 전에 경찰이 강압적인 조사로 일관해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평택/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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