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국외 주요 언론들 반응
AP통신 “남북관계 훈풍 신호”
AP통신 “남북관계 훈풍 신호”
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서거 엿새 만에 국장으로 엄숙하게 거행됐다고 전하면서,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방문 등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남북 고위 대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23일 <시엔엔>(CNN) 방송은 노벨상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국회에서 수만명의 시민과 외교사절, 정치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북한의 조문단으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접견과 대화 내용을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그동안 긴장을 보였던 남북관계가 따뜻해지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도 북한의 조문단 파견이 최근 북한의 긴장완화 조처 뒤에 이뤄졌다며, “이번 (조문단의) 방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쪽에 접근할 기회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회동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유엔의 제재를 받고 고립이 심화된 북한이 껍질을 벗고 나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중국 언론들도 김 전 대통령 영결식과 이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면담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특히 ‘조문외교’가 남북관계 해빙의 계기가 될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한 조문단 일행을 면담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햇볕정책을 주도한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북한의 조문단 파견 등으로 이어진 ‘장례외교’가 한반도에 평화의 서광을 비추게 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신문>은 북한 조문단이 김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을 보도하며, ‘조문외교’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해빙기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신문망>도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한국 주요 인사와 각국 외교사절 등 2만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며, 중국 정부가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을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하고, 미국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이끄는 조문단을 파견한 사실 등 영결식 소식을 세세하게 보도했다.
지난 21일부터 북한 조문단의 움직임을 비중 있게 보도한 일본 언론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남북 접촉과 북한의 조문외교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미·일의 북핵 대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도쿄신문>은 “한국 쪽은 국제사회가 대북 경제제재에 보조를 맞춰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런 ‘조문외교’에 내포된 의도를 경계하고 신중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의 대북 접근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핵문제가 진전되지 않은 가운데 화해 무드가 선행하지 않도록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이 남북이 긴장완화를 누리는 가운데 묻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킨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듯이 그의 죽음 또한 비슷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베이징 도쿄/권태호 권태호 김도형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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