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진중권(46) 전 겸임교수(독문학)의 재임용을 촉구하며 총장실을 항의 방문한 학생들을 징계할 움직임을 보여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앙대 총학생회 간부와 독문과 학생 등 30여명은 24일 서울 흑석동의 교내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쪽이 항의 방문을 ‘기습 침입’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당장 징계 시도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진 전 교수의 재임용 불가 결정과 관련해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총장실에 들어갔다. 총학생회는 “총장실에 들어갈 때 교직원들이 제지하지 않았고, 안에서 학교 관계자가 ‘총장님이 안 계시니 들어와선 안 된다’고 해서 3분여 동안 실랑이를 벌이다 벽에 ‘레드 카드’(붉은색 종이)를 붙이고 나갔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동익(신문방송학 4)씨는 “학교가 집으로 전화를 해 ‘당신 아들이 징계 당할 예정인데 취업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며, 학교 쪽의 처사를 비난했다.
학내 게시판에도 징계 방침은 과하다는 학생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폭시 클레오파트라’는 “개인의 자유로운 사상이나 의견, 행동이 보장되어야 하는 학교에서 재단이 그러한 권리를 억압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앙대 학생지원처 관계자는 “텅 빈 총장실을 무단으로 출입해 경고 카드를 부착한 시위방식이 학칙상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이날 학생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현재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저 때문에 학생들이 다치는 것”이라며 “다른 것은 몰라도 그것만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권오성 허재현 기자 catalonia@hani.co.kr
권오성 허재현 기자 catalo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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