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인가구 최저생계비 136만원

생계비 비교

2.75% 인상…소비자물가 상승률 3%보다 낮아

내년 4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올해보다 2.75% 오른 월 136만3091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률로 따지면 2000년 최저생계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오름폭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5일 공익대표·민간전문가·관계부처 공무원 등 12명으로 꾸려진 중앙생활보장위원회(위원장 전재희 복지부 장관)를 열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반영해 2010년 최저생계비를 2.75%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 50만4344원, 2인 가구 85만8747원, 3인 가구 111만919원, 5인 가구 161만5263원, 6인 가구 186만7435원으로 결정됐다. 복지부는 “내년 인상률은 지난해 급격히 올랐던 유가가 올해 많이 떨어졌고, 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기획재정부·아시아개발은행 등 주요 기관이 내년 물가상승률을 2~3%대로 예상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최저생계비는 기초생활 수급자는 물론, 영·유아 보육과 장애수당 등 복지사업 대상 선정 및 급여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3%, 2008년 5%, 2009년 4.8%가 올랐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2.75% 인상은 한국은행이 예상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3%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저소득층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최저생활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위원회는 빈곤층 보호를 위해 2010년 기초생활 수급자 수를 올해보다 줄이지 않도록 정부에 권고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올해 163만2000명이던 기초생활급여 대상자를 내년에 162만5000명으로 7000명 줄이는 내용의 2010년 예산 요구안을 기획재정부에 낸 바 있다. 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와 복지부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기초생활 수급자 수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소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