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명 정리해고만 고집, 임금동결안 거부
노조원 4천여명 항의집회…26일 다시 협상
노조원 4천여명 항의집회…26일 다시 협상
노조가 정리해고에 반발해 쟁의행위에 들어간 금호타이어가 25일 새벽 4시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열린 노사협상에서 노조의 임금 동결 수정안까지 거부해, 쌍용자동차 사태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노사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노조가 쟁의행위를 철회할 때까지 광주·곡성·평택 공장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두 달 이상 지속돼 손실을 더이상 감당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며 “노조가 쟁의행위를 중단할 경우 직장폐쇄를 즉각 해제하고 교섭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회사 쪽은 지난 24일 노조에 733명의 정리해고자 명단을 통보한 바 있으며, 6월25일부터 이뤄진 노조의 태업과 부분·전면 파업 등으로 24일까지 1000억원가량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이날 노사협상에서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것을 뼈대로 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 쪽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광주본부와 금호타이어지회는 “노조가 백지에 가까운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태도 변화가 없었다”며 “이는 국내 공장의 규모를 축소해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동안 임금 7.48% 인상을 요구했지만 이날 이를 철회했다. 노조는 또 올해 성과급은 2010년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논의해 확정하자고 제안한 뒤, 삭감된 실질임금 보전 방안 등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임금 동결과 정기승호 보류 등 회사 쪽이 제시한 7개 항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광주공장에서 38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직장폐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으며, 26일 총파업을 시작해 광주역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다만, 노사는 26일 오전 10시에 다시 협상을 할 예정이어서 합의에 이를 여지는 남아 있는 상태다.
광주/정대하, 이완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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