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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울시 자녀 가장 많이 둔 남상돈씨네 가족풍경

등록 2005-05-27 18:04

 27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다둥이 가족 초청 행사’에 참석한 남상돈(가운데)씨와 11명의 아이들 중 6명. 왼쪽부터 세빈(8), 경한(18), 세미(5), 소라(4), 다윗(7), 석우(10).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27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다둥이 가족 초청 행사’에 참석한 남상돈(가운데)씨와 11명의 아이들 중 6명. 왼쪽부터 세빈(8), 경한(18), 세미(5), 소라(4), 다윗(7), 석우(10).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자식 열한명, 자랑스런 재산이죠” “조물주가 만든 아이들을 인간이 낳지 않을 도리가 있나요?”

18살 첫째에서 젖먹이 막내까지 11명이라는 ‘대 부대’를 이끌고 살아가는 남상돈(40·동대문구 제기동), 이영미(40)씨 부부는 왜 이렇게 아이들을 많이 낳았느냐는 질문에 합창하듯 답했다.

경한(18), 보라(17), 지나(14), 진환(12), 석우(10), 휘호(9), 세빈(8), 다윗(7), 세미(5), 소라(4), 그리고 아직 출생신고도 못한 똘이까지…. 남씨네는 서울에서 자녀를 가장 많이 둔 가정이다. 최근까지는 10남매 집이 두 집으로 ‘공동 1위’였지만, 11번째 아들인 ‘똘이’가 태어나면서 남씨 집은 ‘경쟁자(?)’를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남씨는 “아이들이 태어난 순서는 알겠는데, 각자의 생년월일을 물으면 기억이 안 나 대답을 못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2살에 결혼해 이듬해부터 1~2살 터울로 계속해서 아이를 낳느라 힘들었을 부인 이영미씨, 그러나 정작 아이들을 ‘생기는 대로’ 낳자고 주장한 것은 이씨였다. 이씨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을 가졌을 만큼 아이들을 좋아했다”며 “장사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7살이나 어린 남동생을 업어 키웠던 ‘노하우’가 있어서인지 11명 아이들의 엄마노릇이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1명의 아이를 낳는 동안 내 꿈과 인생도 11배나 커지고 늘어난 느낌이라며 웃었다.

이들 부부가 아이 때문에 겪은 우스운 에피소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의료보험증에는 칸이 모자라 2장을 덧대서 만들었고요,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 등본이라도 뗄라치면 두 장 꽉 채운 서류를 보고 담당 공무원이 두 통을 뗀 걸로 착각을 하곤 하지요. 학교에서 가정조사 설문지를 가져오면 늘 칸이 그려져 있는 만큼만 순서대로 쓰고 나머지는 빼 놓으라고 이릅니다.”

남씨 부부는 2년째 제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외환위기 전에는 부부가 맞벌이를 했지만, 수입이 늘어나는 아이들을 따르지 못해 ‘급기야’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을 시작한 것이다.

“식당을 하니까 의식주 가운데 일단 ‘식’은 해결되잖아요. 11명 아이들이 먹어대는 밥만 해도 한 달에 쌀 한 가마니는 넘을 걸요?”라며 남씨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남들의 시선에 부끄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라의 복지제도가 잘 돼 있다면 자기처럼 ‘다둥이’를 낳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키우기 힘드니까 못 낳는 것이지, 싫어서 안 낳는 것은 아니잖아요?”

남씨는 11명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율성’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군중심리에 빠지는 것을 막고, 개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체벌? 단체기합이요? 어이쿠...벌주려고 줄 세우는 데만 한 시간인걸요?”

남씨는 아이들이 늘어서 불편한 점은 딱 한가지뿐이란다. ‘가족여행’을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 첫째로 13식구가 탈 수 있는 교통수단은 ‘버스’밖에 없고, 둘째로 11명을 이끌고 나섰다가 무슨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라는 것이다. 여섯째가 태어난 뒤로는 가족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27일 오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다동이 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가까운 외출을 하면서 남씨는 여행을 가는 것처럼 분주했다. 아이들을 모으는 데도 1시간이 넘게 걸렸고,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남씨는 들떠있었다.

“내 자식들 남들에게 자랑하러 갑니다. 이 아이들이 저의 전 재산이거든요.”글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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