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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래의 ‘중국전문가’ 외면 말아야

등록 2009-08-28 10:27

한국학교 진학 국제결혼 2세 적응 쉽지 않아
보충수업 마련 등 국외 다문화가정 배려 필요
중국 각지의 한국국제학교에도 한국인과 중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조사를 보면, 베이징 한국국제학교에 30명, 칭다오의 청운 한국국제학교에 31명, 선양에 15명 등의 이런 학생들이 있다. 한국인이 되려고 찾아온 한국학교에서 이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와 정체성 문제다.

베이징 한국국제학교의 이아무개 교사는 “우리 학교 초등과정의 경우 30명 정도인 한 반의 7~8%는 한국인과 중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며 “엄마가 중국인인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중국어와 중국 문화 속에서 자라게 되는데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 사회와 역사에 대한 개념도 부족할 수밖에 없어 한국 아이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다”고 말했다. 이런 아이들은 특히 고학년이 될수록 자신이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정체성 고민에 빠진다.

이 교사는 “부모가 아이를 한국인으로 키우겠다고 분명하게 결정했다면, 빨리 결단을 내리고 아이에게 준비를 시켜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징 한국국제학교 한 학생은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한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한국말과 작문도 유창하고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어머니가 한국말을 전혀 못하지만, 딸에게 일찍부터 한국어책을 꾸준히 읽히고 한국 학원에도 보내는 등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학교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베이징 한국국제학교는 지난해부터 한국-중국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특별보충수업을 시작했다. 방과 후 일주일에 세번 국어 등을 가르친다. 한국어 기초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간단한 받아쓰기 등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어 호응을 받고 있다.

다롄의 한 한국유치원 교사 이명희(34)씨는 “한국인과 결혼한 한족 어머니들이 한국말과 한글을 배울 곳이 있어야 하는데, 학교가 그런 교육을 마련하고 한족 어머니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가 국외에 있는 한국-중국 ‘다문화가정’과 그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고 포용해야 한다는 충고도 있다. 베이징 한글학교 장유덕 행정부장은 “한국 안에서는 ‘다문화가정’ 논의가 활발하지만, 해외에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논의나 지원대책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장 부장은 “한국과 중국의 두 문화권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자라는 이 아이들은 뛰어난 한국인 중국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인데, 우리 사회는 이들을 그리 긍정적으로 대하지 않아, 인재를 놓치고 반한 감정은 키우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얼마 전 한국-중국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한국 방문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한국 사회의 배타적인 문화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베이징/박민희 유강문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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