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경찰서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수억원을 가로챈 전 역도 국가대표 선수 백모(39)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백씨에게 속칭 `대포통장'을 제공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이모(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5월 김모(32)씨에게 전화로 은행직원을 사칭해 "기존 대출금리보다 이자가 싼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수 있게 해주겠다"며 접근해 2천여만원을 입금받는 등 2007년 8월부터 최근까지 36명에게서 3억6천여만원을 송금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백씨는 금융자료 판매 사이트를 통해 시중 저축은행의 대출자 명단을 입수한 뒤 은행직원을 사칭, 저금리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돈을 빌려 고금리의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금리차에 따른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백씨는 1987년부터 3년간 역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하며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으나 은퇴 후 대출 알선중개업을 하다 6천500여만원의 사채를 끌어쓰고 이를 갚을 방법이 없자 보이스피싱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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