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아키노 시아프노(42)
시아프노, 가을학기부터 ‘동남아 정치’ 강의
동티모르 ‘대통령 대리’의 부인인 재클린 아키노 시아프노(42·사진)가 가을학기부터 서울대 강단에 선다.
서울대는 28일 시아프노 교수가 서울대 국제대학원 최초의 외국인 전임교수로 임용돼 2학기부터 ‘동남아시아 역사와 정치, 문화’ 등 2개 강좌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반군의 총격에 부상을 당한 뒤, 시아프노 교수의 남편인 페르난두 아라우주 국회의장이 대통령 대리가 되면서 대내외적으로 대통령 부인의 역할을 맡고 있다.
시아프노 교수는 “한 나라를 대표하다 보니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힘든 게 사실”이라며 “어느 나라든 비판할 수 있는 학문적 자유를 위해 서울대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생은 똑똑하지만, 동남아시아 연구를 외교관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이 식민지화와 분단, 전쟁이란 고통의 역사를 겪었음에도 현재 똑같은 아픔을 겪는 아시아 국가들에 인간적 유대감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아프노 교수는 동남아시아 정치·여성인권문제 전문가로, 런던대 소애스(SOAS),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호주 멜버른대학, 동티모르 국립대학 교수 등을 거쳤다.
그는 이 밖에 이슬람 분쟁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의 여성 문제를 파헤친 책과 동티모르와 아프가니스탄 분쟁·재건을 비교한 책 등을 펴내기도 했다. 이슬람 여성의 인권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모두 6권에 이르는 ‘여성과 이슬람문화 백과사전’의 집필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머무는 동안 한국의 식민사와 분단 문제를 연구할 예정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사진 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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