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연습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내용의 영화 <국가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실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자 실제 국가대표인 강칠구 선수가 30일 오전 강원도 대관령 알펜시아리조트의 눈 대신 물을 뿌린 스키점프대에서 엄청난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와(왼쪽 위 사진),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큰 사진) 왼쪽 아래 사진은 강 선수가 점프대에 오르기 전에 긴장한 표정으로 스키신발을 신는 모습.
스키점프대 준공 뒤 처음으로 출발선에 선 강 선수는 “친구들과 물놀이를 가서 물이 얼마나 깊은지도 모른 채 첫 번째로 뛰어드는 느낌이에요. 만약에 시설이 잘못돼 삐끗하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광속으로 날아올라 성공적으로 착지한 뒤 씩 웃었다. 국제스키연맹(FIS)이 주최하는 ‘2009 평창 FIS 스키점프 대륙컵대회’가 3~5일 이 스키점프장에서 물을 뿌린 채 열린다. “죽을 정도만 아니면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무조건 대회에 출전한다”고 강 선수는 말했다. 평창/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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