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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력평가문제 유출 교사·학원 대거 가담

등록 2009-09-01 17:10수정 2009-09-01 17:12

관리 ‘엉망’…교사·방송사PD·인쇄업자→입시학원
고교생 학력 진단을 위한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유출에 교사와 유명 입시업체 등이 대거 연루됐고 인쇄업자까지 끼어들어 한몫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입시학원에 넘긴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서울 모 사립고 교사 최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EBS 방송국 외주 PD 윤모(4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문제지를 유출했으나 법 규정 미비로 형사처벌을 면한 경기 사립고 교사 4명과 문제지 인쇄소 3곳에 대해서는 관할 교육청에 비리 사실을 통보했다.

또 입수한 문제지로 시험 전후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해 인터넷으로 배포한 혐의(공무상 비밀표시무효 등)로 K언어학원 원장 김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메가스터디 등 대형 온라인 입시업체 관계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교사 최씨는 2005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시험 전날 교육청에서 학교로 배달된 문제지 박스를 뜯어내고서 메가스터디 콘텐츠제작팀 관계자에게 문제지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지역 교사들도 2005년부터 최근까지 친분이 있던 유명 입시업체 관계자들에게 많게는 10여 차례 문제지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교사 최씨만 형사처벌한 데 대해 "최씨는 봉인된 문제지 박스를 뜯어 사립학교 교사 신분이라도 '공무상 비밀표시무효죄'가 성립되지만 나머지는 미봉인 박스에서 문제지를 꺼내 처벌 규정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외주 PD 윤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서울시교육청이 시험 하루 전 방송제작용으로 EBS 측에 건넨 문제지 파일을 빼돌려 K언어학원을 운영하는 조카 김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넘겨받은 문제지로 예상 문제를 만들어 시험 전날 학원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했으며 다른 온라인 입시업체들도 문제풀이 동영상을 미리 제작해 놓고 시험이 종료된 직후 이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유포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 문제와 정답, 해설을 얼마나 빨리 수강생에게 소개하느냐가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업체마다 문제지 사전 입수에 사활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문제지 유출 교사들이 입시업체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았는지를 수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육청으로부터 문제지 인쇄 용역을 받은 업체들은 친형이 운영하는 학원이나 계열사 학원 등 특수관계의 입시학원에 상습적으로 문제지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 인쇄업체는 2004년 10월부터 1년여간 문제지를 추가 인쇄해 빼돌리고서 1부당 4천~8천원씩, 1만여부를 10개 입시학원에 팔아넘겨 6천2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문제지를 학원에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교육 당국의 전국 단위 시험지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관련 법 조항의 개정을 건의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관련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법적ㆍ행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하며 정부도 반복되는 시험지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훈 기자 cielo78@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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