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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기 몸값 200만원?…신생아 매매 ‘충격’

등록 2009-09-02 16:02

"입양은 등록 기관 통해 정식으로 해야.."

생후 3일된 아기가 부모와 중개인을 통해 약 200만원에 거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대구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22)씨와 류모(28.여)씨는 올해 5월 아기가 태어나자 고민에 빠졌다.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데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아이를 키울 여건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병원비 마련과 입양 절차를 알아보면서 인터넷에 입양 관련 질문을 올린 이들은 중개인인 안모(26.여)씨와 연락이 닿았고, 결국 이씨는 지난 5월 25일 오후 4시께 울산시 울주군의 한 커피숍에서 안씨를 만나 2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생후 3일된 자신의 아이를 직접 건네줬다.

안씨는 약 1시간 뒤 이 아이를 역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백모(34.여)씨에게 다시 넘겼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백씨가 안씨에게 465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안씨는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이들의 송금 내역이 인터넷 물품사기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하고 이씨와 백씨를 조사하기 시작한 경찰도 `신생아 몸값'이라는 전혀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자 아연실색했다.

그간 은밀하게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던 신생아 매매가 인터넷을 통해 부모와 중개인, 양부모 사이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건을 접한 시민과 경찰은 아이를 낳은 뒤 키울 수 없어 유기하거나 죽이는 부모도 있는데 차라리 입양을 시키는 것이 낫다면서도 돈을 받고 아이를 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또 이 사건이 입양을 꺼리고 혈연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물질만능주의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 생긴 결과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경찰은 백씨가 정상적인 입양 절차와 방법을 몰랐을 가능성도 있으나 산후조리원에 가짜로 입원한 점, 주위 사람들에게 친딸인것 처럼 이야기한 점 등으로 미루어 입양 기록을 남기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갓난아기를 데려오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소재 입양기관 4곳을 통해 이루어진 국내 입양은 2007년 126명, 2008년 122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입양기관을 거치면 수 천만원의 입양비가 든다는 소문 또한 입양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다.

홀트아동복지회 사랑뜰 황운용 원장은 "입양기관에서도 비밀을 보장해주지만 각종 서류제출과 신분노출, 가정조사 등이 부담된다거나 빠른 시기에 특정 성별의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경우 알선책이 접근하면 돈을 주고 아이를 데려오는 경우가 있다"며 "금전적인 문제로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입양 수수료는 정부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황 원장은 "아동은 상품이나 거래의 대상이 아니며 의사 표현이 어려울 뿐 온전히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며 "친부모가 어떠한 환경에서 아이를 낳았는지, 가족들이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고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정식 입양기관을 통해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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