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디 케이타(59·기니)
한국 온 ‘젬베’ 거장 마마디 케이타
간단한 시범을 부탁했는데 약 2분 동안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 ‘젬베’를 두드리며 손을 푸는 품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윽고 쏟아지는 북소리에 15평 남짓한 스튜디오는 아프리카의 강렬한 리듬으로 진동했다. 몸은 자연스럽게 그 속에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바라칸 젬베스튜디오’에서 젬베의 세계적 거장인 마마디 케이타(59·기니·사진)를 만났다. 그는 올해 연주 경력 50년을 맞아 세계 순회공연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국드럼서클협회 초청으로 젬베 교육차 지난달 26일 한국을 찾았다.
[하니TV] 마마디 “인류에게 평화정신 전하고파”
서구열강이 쪼갠 ‘말리 제국’의 전통타악기
“차별않는 젬베 정신, 국제분쟁 해결할 것” 젬베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케이타는 먼저 “삶의 기쁨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젬베란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예식에서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악기입니다. 내 고향에선 결혼식, 세례, 성인식, 축제, 환영식 어느 때나 젬베가 등장하죠.” 그는 14살 때 이미 실력을 인정받아 1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기니 국립 ‘드졸리바 발레단’ 단원으로 선발된 뒤, 아프리카, 중국, 이집트, 유럽, 소련 등 수많은 나라에서 공연을 펼쳤다. 1991년에는 벨기에 브뤼셀로 건너가 ‘탐탐 만딩고’(만딩고의 북이란 뜻)라는 젬베학교를 설립했다. 탐탐 만딩고는 그 뒤 현재 프랑스,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 세계 14곳에 빠르게 확산됐다. 그는 젬베를 통해 인류에게 ‘평화의 정신’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젬베는 ‘넌 백인이니까, 넌 여자니까, 넌 늙었으니까’라고 하지 않아요. 젬베에 국경이 없듯이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차별이나 전쟁 같은 세상의 문제들은 해결될 겁니다.” 그가 이렇게 젬베를 통해 평화 정신을 전하고자 하는 데에는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가 젬베에도 담겨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젬베는 과거 서아프리카에 있었던 ‘말리 제국’의 전통 악기로 적어도 13세기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국주의 시절 아프리카를 침략한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등의 서구 열강은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이 지역을 나눴고 말리 제국은 현재 말리, 기니, 코트디부아르 등 6개 나라로 쪼개졌다. 이에 따라 젬베도 각 나라로 갈라졌다. 2일, 다음 방문지인 대만으로 떠나기에 앞서 케이타는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이고, 사람들이 상대방을 잘 예우하며 개방적”이라며 “내년에도 꼭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글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 동영상은 하니티브이
“차별않는 젬베 정신, 국제분쟁 해결할 것” 젬베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케이타는 먼저 “삶의 기쁨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젬베란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예식에서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악기입니다. 내 고향에선 결혼식, 세례, 성인식, 축제, 환영식 어느 때나 젬베가 등장하죠.” 그는 14살 때 이미 실력을 인정받아 1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기니 국립 ‘드졸리바 발레단’ 단원으로 선발된 뒤, 아프리카, 중국, 이집트, 유럽, 소련 등 수많은 나라에서 공연을 펼쳤다. 1991년에는 벨기에 브뤼셀로 건너가 ‘탐탐 만딩고’(만딩고의 북이란 뜻)라는 젬베학교를 설립했다. 탐탐 만딩고는 그 뒤 현재 프랑스,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 세계 14곳에 빠르게 확산됐다. 그는 젬베를 통해 인류에게 ‘평화의 정신’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젬베는 ‘넌 백인이니까, 넌 여자니까, 넌 늙었으니까’라고 하지 않아요. 젬베에 국경이 없듯이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차별이나 전쟁 같은 세상의 문제들은 해결될 겁니다.” 그가 이렇게 젬베를 통해 평화 정신을 전하고자 하는 데에는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가 젬베에도 담겨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젬베는 과거 서아프리카에 있었던 ‘말리 제국’의 전통 악기로 적어도 13세기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국주의 시절 아프리카를 침략한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등의 서구 열강은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이 지역을 나눴고 말리 제국은 현재 말리, 기니, 코트디부아르 등 6개 나라로 쪼개졌다. 이에 따라 젬베도 각 나라로 갈라졌다. 2일, 다음 방문지인 대만으로 떠나기에 앞서 케이타는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이고, 사람들이 상대방을 잘 예우하며 개방적”이라며 “내년에도 꼭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글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 동영상은 하니티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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