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1990년까지 가동됐던 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주변 지역 주민들의 몸에서 높은 농도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일부 주민은 신장 기능의 이상도 관찰됐다. 카드뮴은 공해병인 이타이이타이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유해 중금속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옛 장항제련소 인근 주민을 상대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해 이런 결론을 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7년 7월 서천군의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설문조사와 암 발생률 분석, 중금속 분석으로 진행됐다. 제련소 반경 4㎞ 안에 사는 주민 572명(조사군)과 제련소에서 15㎞ 이상 떨어진 지역에 사는 주민 413명(대조군)을 상대로 한 1차 건강검진에서 156명(16%)이 혈액과 소변의 카드뮴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참고치를 초과했다. 이 가운데 조사군의 초과율은 24.3%로 대조군의 4.1%보다 6배나 높았고 제련소와 가까울수록 초과율이 높아졌다. 참고치를 넘는 이들 가운데 일부에서는 소변에서 필요한 성분은 재흡수하고 노폐물은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 신세뇨관의 미세 손상도 나타났다.
정밀 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주민 가운데 조사에 응한 47명을 대상으로 한 2차 검진에서는 카드뮴 농도가 참고치를 넘는 사람이 25명(53.2%)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12명에게서는 신세뇨관 미세 손상(8명), 신장 기능 이상(3명), 뼈 손상(1명)이 관찰됐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