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차(65) 일본 카나가와 대학 교수
윤건차 교수 “정체성 고민하며 차별 시정 기대”
“결국 소수자들이 사회를 바꿉니다. 재일동포 3세, 4세들이 끝없이 정체성을 고민하면서 차별하는 다수를 바꿔나갈 것입니다.” 윤건차(65·사진) 일본 카나가와 대학 교수는 3일 “재일동포 2세인 자신이 나이 30대에 이르러 ‘자이니치’(在日)라는 정체성을 고민하면서 민족과 국가, 나아가 통일을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재일동포 3세, 4세들이 일본 사회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4~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이 주최하는 ‘민족공동체의 현실과 전망-분단,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사회사’라는 제목의 학술대회에 참석해 ‘재일과 민족’이라는 주제로 발제한다.
윤 교수는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교토대와 도쿄대 대학원을 거쳐 교육학 박사 학위를 딴 뒤 카나가와대에 재직하고 있으며 올해 안식년을 맞아 숙명여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는 재일동포 2세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일본과 조선의 경계인”이라고 규정하며 “한국은 지금까지 분단 상황인 만큼, 18세기와 19세기에 다른 여러 나라가 거쳤던 민족주의 국가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점에서 남북의 통일은 한국이 세계사에서 한 단계 도약할 기반”이라면서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이 잘 산다고 해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 대한 충고도 거침없이 내놓았다. “일본은 급속히 고령화해 인구가 줄고 있고, 나라가 망해가는데 순혈주의에 갇혀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고, 외국인 신부에 대해서는 동화주의 시각에서 접근합니다.” 새로 집권한 민주당 정부가 재일동포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공약과 관련 “민주당이 여러 분파로 갈려 있고 의회 다수당이라 해도 막상 시행하기에는 난관이 많다는 점에서 불투명하다”며 “바보들이 아직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글 연합뉴스, 사진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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