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댐 방류 임진강서 6명 실종
예고없이 수문 열어 수위 2.4m→4.69m
정부, 오늘 북에 유감 표명
정부, 오늘 북에 유감 표명
북한의 갑작스런 댐 방류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 ‘임진강 실종 사고’의 책임에 우리 당국의 늑장 대응도 한몫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연천군청은 이미 임진강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홍수를 막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은 사고 당시 ‘먹통’이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육군은 이날 새벽 3시께 임진강의 이상 징후를 알았으나,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자원공사는 통제국 1곳과 삼곳·임진·단풍·북삼리 등 임진강 주변 4개 리에 경보국을 설치해 운영중이다. 또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안내방송을 하는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이 시스템은 필승교 수위가 3m를 초과하면 경계 경보, 5m를 넘으면 대피 경보, 7m를 넘으면 중대피 경보를 자동으로 안내방송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날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은 필승교 수위가 3m를 넘어선 지 4시간이 지난 아침 7시에야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야영객 5명이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 더는 구조를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헤엄쳐 나오려다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지 1시간이 지난 뒤의 일이다. 4시간 만에 임진강 수위가 배나 늘어났는데도 아무런 경계방송이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날 수자원공사는 “원인을 조사중”이라고만 밝혔다.
연천군의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연천군은 임진강 주변에 안내방송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나 안내방송은 임진강 수위가 이미 최고조에 이를 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연천군청에는 필승교 수위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폐쇄회로텔레비전까지 설치돼 있으나 사고가 접수될 때까지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이 일대에서 훈련을 하다 전차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본 육군은 “하수면과 홍수 통제 기본은 국토부 관할이고 실제 강 수위는 국토부에서 판단한다”며 “초병이 이날 새벽 3시께 이를 보고해서 대응했지만 민간인 대피는 군 통제권이 없어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약 42.3㎞ 떨어진 임진강 본류에 있다. 발전과 용수 공급 등을 위해 2002년 착공됐으며, 2007년께 완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34m, 길이 880m에 저수량은 임진강 유역의 또다른 북쪽 댐인 ‘4월5일댐’(3500만t 규모)의 10배에 가까운 3억~4억t 규모로 알려졌다. 우리 팔당댐의 약 1.5배 규모다.
연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연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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